▶ 김우영 고려대 구로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15일 서울 구로구 소재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만난 김우영 유방내분비외과 교수가 갑상선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100%에 육박하는 5년 생존율. 이 압도적인 수치 덕분에 갑상선암은 흔히 ‘착한 암’이라 불린다. 국내 암 발병률 1위임에도 ‘수술을 서두를 필요 없다’, ‘그냥 둬도 된다’는 인식이 팽배한 이유다. 하지만 의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전문의들은 갑상선암을 두고 착한 암이 아닌 환자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피곤한 암’이라 경고한다.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 소재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만난 김우영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재발률이 30%에 달해 삶의 질이 무너지기 쉽고, 착한 암이란 생각에 방치하다가 암세포가 기도나 식도로 전이되는 경우도 많다”고 우려했다. 안이하게 여기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목에 딱딱한 멍울이 잡힌다면 갑상선암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특히 젊은 층의 갑상선암은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라 수술을 급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갑상선암 중에는 진행이 느려 소위 ‘거북이 암’으로 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크기가 1㎝ 이하의 미세 유두암이면서 임파선 전이나 피막 침범이 없고, 기도나 성대 신경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 감시’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6개월이나 1년마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추적 관찰하는 방식이죠. 문제는 이 암이 지금은 작더라도 앞으로 진행이 될지, 안 될지는 알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한 연구를 보면 30~40%는 결국 암이 진행돼 수술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적지 않은 확률이죠. 그래서 일단은 수술을 권하는 편입니다. 갑상선암이 주변으로 전이되면 재발률이 2~3배 높아지고, 10년 내 사망률도 높아지니 수술로 불씨를 끄는 게 표준치료입니다.”
-목의 멍울과 암을 구별하는 방법이 있습니까.“갑상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절반 이상은 건강검진 때 우연히 발견되죠. 목에 멍울이 만져지는데 돌처럼 딱딱하고, 손으로 밀어봤을 때 잘 움직이지 않고 꽉 박혀 있는 느낌이라면 암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양성 멍울은 만졌을 때 말랑말랑하고 침을 삼키면 이리저리 잘 움직입니다. 만약 목소리가 쉬고 숨쉬기가 불편하다면 암이 성대 신경이나 기도를 침범했을 수 있으니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수술 후 목소리가 변할까봐 걱정하는 분도 많습니다.“수술 직후에 목소리가 좀 잠기거나 쉬는 증상은 10명 중 1명 미만, 약 7~8% 정도에서 나타나는데 대부분 일시적입니다. 수술 과정에서 성대 신경이 자극받아 생기는 현상으로, 3~6개월이 지나면 90% 이상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영구적으로 목소리가 변하는 건 숙련된 의사가 집도할 경우 1%도 안 될 만큼 아주 드문 일이니 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갑상선을 떼어내면 평생 호르몬 약을 먹어야 하나요.“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기관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해 신체 대사 속도를 조절하고 체온 유지, 심장 박동, 성장 및 발달 등에 관여하죠. 그래서 갑상선을 전부 떼어내는 전절제 수술을 했다면 당연히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암이 한쪽에만 있어 반만 떼어냈다면 10명 중 7~8명은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남은 반쪽이 일을 더 열심히 해 빈자리를 채워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원래 갑상선 기능이 약했거나 염증이 있던 분들은 반만 절제했어도 약을 복용해야 할 수 있어요.”
-젊은 환자도 늘고 있습니다.“젊은 층에서 갑상선암이 생기면 상대적으로 암세포가 빨리 자라고 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착한 암이니까, 젊으니까 괜찮겠지’ 하고 방치하다가 병을 키워서 오는 경우가 많아요. 반대로 55세 이상 환자분들은 젊은 층보다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나이도 많은데 무슨 수술이냐’라고 할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수술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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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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