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구 평균 21.7억으로 19% 하락
▶ 서초구 12.6%·송파구도 5% 떨어져
▶ 청담현대3차 109㎡ 신고가비 9억↓
▶ 호가 더 내려 압구정 등 매물 적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의 집값이 2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실거래가가 1년 전에 비해 ‘억(億) 단위’로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에 이어 투기성 1주택자로도 규제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이같은 하락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일 서울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강남구에서 지난 달 거래된 아파트 평균 가격은 21억7,498만 원으로, 전년 동월(26억9,851만원) 대비 1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만에 가격이 5억원 넘게 하락한 것이다. 지난 달 거래된 아파트는 아직 실거래가에 등록되지 않은 매물이 있을 수 있어 구체적인 금액은 변동할 수 있지만 가격 하락세 자체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서울 강남구 청담현대3차 아파트 전용 109㎡는 지난해 2월 20일 36억7,000만원에 팔렸는데, 지난 달 3일에는 34억원에 실거래됐다.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2억7,000만원 하락했다. 최근 가장 비사게 팔린 매물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는 더 크다. 해당 단지 같은 면적 매물은 올 1월에는 45억원에 매매됐는데, 이와 비교하면 9억원이나 빠졌다. 인근 A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달 거래 매물이 1층이긴 하지만 저층이어도 이렇게까지 가격이 차이나진 않는다”며 “매수자들이 가격이 더 내려가길 관망하는 분위기이지만 간간이 체결되는 실거래가가 억 단위로 낮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61㎡는 지난해 9월 68억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가 올해 1월 65억원, 지난 달에는 62억원으로 실거래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호가는 더 낮아지고 있다.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전용 183㎡는 지난해 12월 128억원에 실거래를 찍으며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올해 1월 110억원으로 한 달 만에 18억 원 낮아졌다. 호가는 이보다도 낮은 92억 원 언저리까지 떨어졌다. 최근 실거래가보다 10억이상 낮은 매물이 14개 쌓여있지만 지난 달 초에 올라온 매물이 여전히 남아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똘똘한 한 채 수요가 강남 3구에 몰리면서 압구정이나 반포 등이 너무 가파르게 오른 탓에 호가를 수억원에서 십수억 원을 낮춰도 많이 내렸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가격이 50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는 가격을 아무리 많이 낮춰도 구입할 수 있는 매수자가 제한적이어서 매물이 쌓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남구와 함께 아파트 가격이 하락 전환한 서초구와 송파구 역시 실거래가가 떨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초구에서 지난 달 거래된 아파트 평균 가격은 26억9,573만 원으로, 전년 동월 30억8,453만원에서 12.6% 감소했다. 송파구는 19억39만원에서 18억 391만원으로 5% 내렸다.
강남3구와 용산구의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15억원 미만 아파트가 많은 관악구 등 강북권과 서남권 지역은 1년 전에 비해 실거래가가 상승했다. 실거주 수요가 높고 대출 규제가 덜해 거래가 꾸준하게 이뤄지면서 ‘키 맞추기’를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관악구는 같은 기간 평균 7억3,000만원대에서 8억 8,000만원선으로 약 17% 상승했다. 성북구는 7억9,000만원대에서 1년 만에 9억4,000만원선으로 16%가량 올랐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달 관악구와 강서구, 서대문구, 영등포구 등 지역이 상승 흐름을 이끌었다”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15억원대 이하 금액대의 아파트 값이 강세”라고 분석했다.
KB부동산이 이날 발표한 월간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10.8로, 전월 대비 13.9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강남 지역 낙폭이 강북 지역 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 집값 상승 기대감이 강북에 비해 덜하다는 얘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달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강남3구와 강동구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으로 지난해 2월 넷째 주(98.2) 이후 가장 낮았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이면 매수세와 매도세가 같다는 뜻으로, 강남 지역이 지금껏 매수 우위에서 매도 우위로 바뀌는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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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천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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