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건스탠리·클리프워터, 펀드 환매요청 절반만 수용에 투자자 실망
▶ 아폴로·블루아울·블랙스톤·아레스 등 주요 운용사 5% 안팎 급락
월가 사모대출펀드에서 전례 없는 투자자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12일 뉴욕증시에서 사모대출 위험 노출도가 큰 주요 투자회사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모건스탠리는 사모대출 관련 우려가 이어지면서 전장보다 4.05% 하락 마감했다.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5.44%), 블루아울 캐피털(-4.55%), 블랙스톤(-4.78%), 아레스 매니지먼트(-6.73%), KKR(-3.73%) 등 주요 사모대출 관련 투자회사들도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모건스탠리가 전날 자사의 사모대출펀드(노스헤이븐 사모인컴펀드)의 1분기 환매 한도를 펀드 지분의 5%로 제한하며 투자자 환매 요청의 절반 규모만 수용했다는 소식이 시장 불안감 확산을 유발했다.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클리프워터 역시 전날 주력 사모대출펀드(클리프워터 기업대출펀드)의 환매 요청 규모가 펀드 전체 지분의 14%에 달한 가운데 환매 한도를 7%로 제한한 것도 사모대출 관련 월가의 경계감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
사모대출 시장을 향한 신용 위험성 경고 속에 사모대출에 강점을 가진 월가의 투자회사들은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고객들의 줄 이은 환매 요청에 직면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는 물론 고액 자산가 등 개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최근 몇년 새 자금 모집에 열을 올렸던 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 요구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자회사인 HPS 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사모대출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환매 요청을 모두 수용하지 않고 환매 한도를 5%로 제한했다.
반면 블랙스톤은 최근 자사의 대표 사모대출 펀드(BCRED)와 관련해 펀드 지분의 7.9%(약 5조6천억원)에 달하는 환매 요청을 수용했지만, 규제 한도(7%)를 벗어난 환매 요청을 수용하기 위해 임직원 자금까지 동원했다.
블루아울과 아레스도 작년 4분기 한도를 상회하는 환매 요청을 수용한 바 있다. 다만, 블루아울은 운영 펀드 중 하나의 환매를 영구 중단하겠다고 밝혀 월가의 우려를 샀다.
월가 안팎에서는 인공지능(AI)의 파괴적 혁신이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의 수익모델을 무너뜨리면서 관련 산업의 기업 대출 부실화가 가시화될 것이란 경고가 지속해 제기돼왔다.
최근 몇 년간 월가 사모펀드(PEF)들은 소프트웨어 업종의 사업모델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고 투자금을 늘려왔다.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에 걸쳐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이어진 가운데 사모펀드들이 직접 지분 인수에 뛰어들었고, 이 과정에서 사모대출펀드들이 차입매수(LBO·대출로 기업을 인수하고 그 기업 자산·수익으로 상환) 자금을 지원해줬다.
일부 전문가들은 호황기에 차입매수로 인수된 소프트웨어 회사가 기대했던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관련 대출이 부실화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해왔고, AI 혁신은 부실 발생 시기를 더욱 앞당길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한편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최근 소프트웨어 업계의 이런 부실 경고를 반영해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준 사모대출 펀드의 담보자산 가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자 우려는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사모대출펀드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자 자금 외에 은행에 담보를 주고 빌린 돈을 기업대출 자금으로 활용해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백 레버리지'라고 불리는 사모대출펀드의 이런 관행이 JP모건의 이번 담보자산 가치 하향 결정 여파로 월가의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출 부실화 우려로 투자자들이 사모대출펀드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까지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펀드 수익률 하락과 투자자 이탈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심화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사모대출은 은행이 아닌 비은행 금융중개회사의 대출을 일반적으로 지칭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자 투자회사,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이 자금 수급의 빈틈을 파고들면서 사모대출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해왔다.
앞서 지난해 10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미 기업 퍼스트프랜즈와 트라이컬러 파산 사태 이후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실제로는) 아마도 더 많을 것"이라고 언급해 사모대출을 포함한 신용시장 관련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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