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많이 감격했다. 김정일이 직접 공항에 나와 김대통령을 맞이하고 대화를 나누고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전쟁 아니고도 통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5년전 내가 미국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 받은 인상과는 확연히 다르다.
94년 미국은 북한과 제네바 핵 협정을 맺으면서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국정부는 95년 GM이나 코카콜라 같은 대기업 대표들을 북한에 보내 북한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살피게 했다. 그때 가서 내가 받은 인상은‘북한과는 아무 것도 안되겠다’는 것이었다. 사회 제도나 체제는 물론 말하는 어조도 매사가 ‘우리 정권이 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정권이요. 우리나라가 제일 잘 하는 나라’라는 식이니 대화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김대중 대통령과 남쪽 대표들을 맞는 분위기를 보니 북한 사람들 태도가 많이 바뀐 것 같다. 5년 전에 갔을 때만 해도 말할 때마다 ‘위대한 수령’을 내세웠는 데 이번 환영행사를 보니 자기들 체제를 너무 내세우지도 않고 남한을 상당히 배려하는 모습이어서 솔직히 놀랬다. 북한이 정책상의 잘못을 시인하며 바꿔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였다.
북한에 갔을 때 황장엽씨를 만났는 데 황씨가‘김정일은 머리가 비상한 사람’이라며 무능하고 말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잘못된 평가라고 몇번씩 말을 했었다. 이번에 생방송으로 김정일의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니 황씨의 말이 사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좋은 전기가 되어서 미국과 중국의 수교처럼 역사적으로 기록에 남을 만한 일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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