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보이’ 오스카 델 라 호야가 복싱글러브를 벗어던질지 모른다.
17일 슈가 셰인 모즐리와 WBC웰터급 타이틀을 놓고 격전을 치렀던 델 라 호야는 지금 심신이 만신창이인 상태로 은퇴를 심각히 고려중이다. 19일 LA타임스 보도에 의하면 델 라 호야는 "내 커리어를 다시 생각해 보겠다. 은퇴를 포함해 내 인생계획을 완전히 재고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모즐리와 근래 보기 드문 화끈한 명승부를 벌였으나 2대1 심판불일치 판정으로 아깝게 패한 직후 "명승부에는 반드시 리턴매치가 있다"며 강력한 재시합의 의지를 보였던 델 라 호야가 갑자기 심경에 변화를 일으킨 이유는 여러 가지.
우열을 가리기 힘든 명승부였음은 분명하나 패배와 승리는 하늘과 땅차이의 다른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모즐리에 패함으로써 그의 ‘골든 이미지’가 바래버렸고 자존심이 상처를 입었다. LA최고의 복서란 위상이 여지없이 뭉그러져 버렸고 챔피언벨트는 모즐리의 허리에 감기고 눈 두덩이는 부어올랐으니 목소리에는 비통함이 짙게 배었다.
그러나 패전의 참담함보다는 판정에 대한 불만이 은퇴로 몰아가고 있는 진짜 이유로 보인다. 델 라 호야는 "나는 여전히 헝그리 파이터이다. 그러나 복싱이 지금 나를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 상대를 KO시키지 못하면 승리를 끌어낼 수가 없다. 이런 상태라면 복싱을 계속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델 라 호야의 이런 생각에 프로모터 밥 애럼도 거든다. 애럼은 "델 라 호야가 은퇴할 가능성은 50대 50을 넘는다. 델라 호야는 절대로, 절대로 복싱을 안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만약 조언을 한다면 복싱을 떠나라고 말하겠다. 왜냐하면 델 라 호야는 근소한 판정에서는 절대로, 절대로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델 라 호야는 가수나 배우가 되는 것이 나을 것이다"라며 판정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델 라 호야의 은퇴발언이 일시적인 감정 때문인지 진짜 복싱계에 진저리가 나서인지는 머지 않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리턴매치를 종용하는 소리가 프로모터뿐 아니라 팬들사이에서도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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