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명예, 조국!"
미육군사관학교에서 올해 4명의 한인 여생도가 무더기로 졸업했다. 에스더 김, 이나리, 제니퍼 한씨와 함께 육군 소위로 졸업한 손지연(미국명 유니스·22)씨를 통해 4년 육사생활을 들어보았다.
손지연씨는 4년전 처음 육사에 갈 계획을 밝혔을 때 부모가 주저했다고 한다. 한인 여학생이 가기에는 너무 힘든 곳이 아닌가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친구들이 UC, 아이비리그 등 모두 전형적인 대학으로 진학하는데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다는 손씨는 한 친구가 군대 유니폼을 입은 멋진 모습을 보고 육사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힘들어서 그만 두고 싶은 생각도 여러번 했죠. 처음부터 상급생도들이 소리를 지르며 우리가 하찮은 존재인 것처럼 느끼게 했습니다. 그런 태도는 당시 우리가 최고인양 자신만만했기 때문에 필요했던 것 같아요."
매일 새벽 5시에 상급생도들에게 신문을 돌리고 엄격한 규율과 혹독한 일정속에서 사생활이란 있을 수 없었다. 여름에는 육체적으로 힘든 훈련을 하면서 3주동안 야외에서 잠을 설쳤고 샤워라는 것이 없었다.
육군사관학교의 ‘클래스 오브 2000’가 4년전 1,200명이었으나 2년후 944명으로 줄어든 것도 학생의 21%가 중도하차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인 여생도 4총사가 포기하지 않은 것은 서로 힘이 되주었기 때문이라고 손씨는 말한다.
지난 4년간 손씨에게 가장 보람이 된 것은 육사생활이 자신감과 새로운 인격을 길러줬다는 것. "상급생도가 되면서 하급생도를 이끄는 지도력과 책임감을 기르고 하급생도 시절의 어려운 경험도 동료들과 깊은 우정을 맺고 팀웍을 갖추는 기회가 되었다"는 손씨는 이전에는 항상 늦고 덤벙대던 자신의 성격이 어느덧 완전히 변했다고 한다.
명예를 자랑으로 여기는 육군사관학교는 일반 대학에서 성행하는 커닝은 물론 거짓말을 해도 퇴학될 수 있다. 계급사회이기 때문에 남녀차별은 오히려 일반사회보다 없다는 손씨는 여생도가 전체의 10%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남자 생도들이 관심을 갖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여름을 한국 의정부에 있는 캠프 스탠리에서 헬리콥터 블랙혹을 조종하면서 보낸 손씨는 이번 졸업과 함께 미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독일에서 병역을 시작한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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