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장바구니엔 ‘매너’를 담아드리고 싶다.
타운 마켓을 다니다 보면 생뚱한 풍경들이 적지 않다. 생수 진열대에 빨간 딸기 두 팩이 덩그러니, 맥주가 빽빽한 선반엔 비닐에 담긴 고추 무더기가 놓여 있는 것이다.
마켓 종업원들은 덤덤하게 딸기와 고추를 거두어 제자리에 가져다두며 "이런 일이야 다반사"라고 한다.
여름철에 많이 찾는 냉동식품이나 얼린 고기는 더 심각하다. 아이스크림을 들고 다니다가 다른 물건을 샤핑하는 동안 마음이 변했는지, 무심히 다른 진열대에 내려놓고 간다. 한번 녹으면 변질돼 버리는 냉동식품은 버릴 수밖에 없다.
땅콩을 한 줌 집어 까먹으면서 구멍난 독에 술새듯 질질 흘리고 가는 손님, 값을 지불하기 전에 아이에게 요구르트를 먹이고는 오히려 큰 소리치는 손님, 못 다 먹은 순대를 눈에 띄지도 않는 곳을 비집고 꽁꽁 은폐시키는 손님 등 ‘무 매너’ 비화는 다양하다.
이번주는 ‘매너’를 주말식탁에 올려야겠다고 생각하며 돌아서는데, 냉동실에 있어야 할 메론바 한 박스가 과자 진열대에 널부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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