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영혼을 최후까지 돌봐주는 것이 신앙인의 자세이며 은혜받는 길입니다"
지난 21일 오후 7시30분 성그레고리 성당(주임 양노엘신부)에서는 특별한 장례미사 및 고별식이 있었다.
무연고자 이영귀씨의 장례식.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줄 연고자가 없었던 이씨는 다행히도 성그레고리 성당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을 수 있었다.
성당 연령회의 이흥재회장에 따르면 고 이영귀씨(59, 세례명 안토니오)는 일제시대 부친이 징용에 끌려가고 모친은 재혼한 후 천주교신자인 조모와 함께 성당을 다니며 자랐다. 미군부대 하우스 보이를 하다가 뉴욕에 온 후 가정을 이루었지만 결혼 2년만에 이혼했고 청과상 등을 전전하다가 사업을 하던 중 중국인에게 사기를 당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씨는 지병으로 서울대 병원을 찾았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지난 6월2일 LA에 왔는데 심한 간경화 증세를 보인 그는 도착한 다음날 샌빈센트 병원으로 실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며칠 후 의식을 회복한 이씨의 처지를 들은 병원 코디네이터 수잔나 고씨는 성그레고리 성당 양노엘신부를 모셔 이씨는 54세에 처음으로 고백성사를 받았다.
이씨는 한달 남짓 최충희씨를 비롯한 레지오 단원들의 정성어린 보살핌 덕에 병세가 호전되는 듯 싶더니 지난 14일 운명했다. 그 후 성그레고리 성당에 이씨의 빈소가 차려졌고 매일 저녁 연도가 계속됐다.
21일 유가족은 한 사람도 참석하지 않았지만 연령회와 교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례미사가 거행됐고 한국장의사의 도움으로 이씨의 영구는 홀리크로스 묘지에 안치되었다.
연령회 이흥재회장에게 이씨와 같은 무연고자의 장례식은 처음이 아니다. 세상을 떠나는 교우는 물론 대세자까지도 임종부터 하관에 이르기까지 열과 성을 다해 봉사하며 장례절차 및 외인 유족권면 등을 도맡고 있는 이회장은 무연고 천주교신자의 장례에서 가족을 대신하곤 한다. 양노엘신부도 이같은 궂은 봉사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다고 교우들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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