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 ‘포용정책’ 불구 유색인종 유권자들 냉담
제 37차 필라델피아 공화당전당대회의 최대 화두는 ‘포용’이다.
포용이라는 슬로건속에는 보수적인 백인들의 정당이라는 판에 박힌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소수계를 감싸안겠다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의지가 담겨 있다.
물론 선거와 관련된 정당의 모든 행사가 표를 지향하듯 포용을 간판처럼 내건 공화당의 전당대회도 소수계의 표를 잡아 보겠다는 계산을 깔고 있다.
그러나 대회 개막일부터 집중적으로 부각시킨 소수계 껴안 시도가 실질적으로 어느정도의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포용의 외침은 요란스럽기까지 하지만 전당대회에 참석한 2,066명의 대의원들 가운데 흑인은 단 81명뿐이다. 92년의 52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숫자로 보기 힘들다.
지난 96년 선거에서 밥 도울은 흑인표의 8%, 라틴계표의 21%로 득표하는데 그쳤다. 적지않은 표밭을 민주당에 통째로 내준 셈이다.
문제는 소수계의 인구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화당 입장에서도 더 이상 소수계를 외면할 처지가 못된다.
그러나 소수계, 특히 흑인들은 공화당의 손짓에 덜렁 따라 나설 태세가 아니다.
민주당 골수지지단체인 유색인종지위향상협의회 (NAACP) 총회에 참석해 연설까지 한 부시지만 이번 선거에서 흑인표의 20%를 얻기 힘들다는게 중론이다.
소수계 유권자들에게 공화당으로 지지정당을 바꾸는 것은 개종에 버금갈만큼 힘든 결단이다. 흑인들이나 라틴계 가정의 벽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빛바랜 사진이 예수의 십자가나 성모마리아의 초상과 함께 걸려 있는 모습을 보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전당대회에 참석한 흑인 대의원들은 자신들을 배신자 보듯하는 소수계 이웃들의 눈총을 견디기 쉽지않다고 털어놓았다.
조지아 남서부에서 현역 흑인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장을 던진 ‘배신자’ 딜런 글렌은 "민주당이 소수계의 지지를 너무도 당연시하고 있기 때문에 공화당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소수계, 특히 흑인표는 민주당의 보증표라는 인식이 흑인커뮤니티에 대한 민주당의 무관심을 촉발했다"는 글렌은 "이제 우리도 고정표로 묶여 있지 말고 이익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이 자력으로 소수계를 공략하기란 간단치 않다. 그러나 민주당이 소수계 표를 당연시하는 태도를 취할 경우 글렌의 논리가 확산되는 것, 또한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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