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 입장 이뤄지기까지
▶ 깃발, 유니폼 비밀제작 공수
남북 동시입장 ‘드라마’의 제1막은 지난 5월23일과 24일.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제11차총회 본부호텔인 리우 펠리스 705호실에서 사마란치와 무릎을 맞댄 김운용 위원장은 남북한 스포츠교류의 필요성을 역설, 동시 입장안을 이끌어냈다.
2월 KOC 남북체육 교류 대책위원회에서 이미 밑그림이 그려졌던 이 안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성화를 아예 백두산에서 채화하자는 기발한 착상도 나왔던 터였다.
단일팀 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56년 멜버른올림픽에서 동서독이 함께 입장한 것처럼 남북한도 그 선례를 따르자는 아이디어였고 사마란치도 동의했다.
사마란치는 다음날인 25일 김대중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오륜기뒤에 각각 올림픽위원회(NOC)기를 들고 함께 입장할 것"을 제안했고 그뒤 남북한 정부 모두 이전전심으로 합의된 상태였다.
제2막은 그러나 남북한 정상의 평양회담이후에도 시드니에서 안갯속에 진행됐다. 사마란치 위원장이 한때 보도진에게 성사가 불투명하다고 ‘연막’을 친 가운데 김운용, 장웅 IOC위원이 약속이나 한 듯 시드니도착 공항회견에서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시간이 아직 많고 역사적 평가를 고려, 심사 숙고하고 있다"고 말해 극적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사실 남북한은 그동안 정부간 몇차례 접촉에서 동시입장과 깃발 문제를 어느 정도 의견접근을 본 상태. 가장 결정적인 것은 북한 스포츠정책 실세인 장웅IOC위원의 시드니 입국이었다.
국내 체육계에도 잘 알려진 인물인 그가 입국한 뒤 김운용-장웅 접촉이 마침내 이뤄졌고 고심 끝에 두 거물은 공식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KOC는 이같은 역사적인 사건에 대비, 지난 7일 저녁부터 대형 한반도기 1개와 중,소형 깃발 510개를 제작하고 번갯불에 콩 튀듯 하늘색 점퍼 300개를 대·중·소로 치수를 나눠 공수하는 등 ‘번개작전’이 비밀리에 신속히 전개하고 있었다.
사마란치의 남북한 동시입장 공식발표로 오페라하우스는 지금까지 공연됐던 어떤 작품 보다 역사에 빛날 걸작을 만들어낸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