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엔 이씨 혈흔, 부서진 철문
◎…사건현장인 산타페 스프링스의 비타민 공장 주차장 입구에는 사건 발생 3일째인 11일에도 바닥에 긁힌 자국과 함께 이씨가 흘린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당시의 참혹함을 나타내주고 있었다. 이씨 회사와 주차장을 공유하고 있는 크레이머 엔지니어링의 한 직원은 "9일 아침 출근해보니 철문이 도로쪽으로 누워 있고 주차장에 타이어자국이 남아 있었다"며 "나중에 범인들이 이씨의 차를 뺏어 철문을 그냥 밀어부치고 도망갔다는 말을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는데 5.5피트 높이의 주차장 철문은 바퀴부분이 파손돼 떨어지고 쇠창살이 3개 정도 부러져 있어 충격이 컸음을 암시.
빙상 국가대표 출신 한국신기록도
◎…11일 끝내 숨을 거둔 이옥하씨(51)는 19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초까지 한국 빙상을 주름잡았던 유명 스포츠인이었다. 이화여고 재학때부터 이미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며 한국신기록을 보유하기도 했던 이씨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 한국 여자빙상팀 주장으로 참가하는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화여대 체육과를 졸업한 이씨는 75년 미국으로 이민오기 전까지 한국체육 중·고등학교에서 체육교사로 근무했었다. 평소 소탈한 성격과 끈끈한 인간관계로 주변에 친구들이 끊이지 않았던 이씨는 특히 친구들을 집에 불러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희망대로 장기 기증 생명 살려
◎…숨진 이씨는 과거 운전면허 신청시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서명, 11일 장기 일부가 다른 환자에게 이식됐다.
이씨 친구들에 따르면 이날 정오께 세인트 프란시스 메디칼센터 의료진이 아들 유섭씨에게 어머니가 약속한 장기기증 실행여부를 묻자 유섭씨는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좋은 일을 하나 더하고 떠나면 하늘에서도 기뻐할 것"이라며 받아 들였다. 의료진은 곧바로 이식수술 준비에 들어갔으며 유섭씨가 보는 앞에서 뇌사상태인 이씨의 생명을 연장시켜온 인공호흡기를 제거, 이씨는 다른 생명을 살리며 아쉬운 생을 마감했다.
조환동·이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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