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어 공약 비난 대목에 "쥐들"이라는 단어 고속삽입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TV광고를 이용, 유권자들의 잠재의식속에 앨 고어 민주당대통령후보 진영을 쥐떼로 각인시키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주동안 전국33개 지역에서 총 4,400회가 나간 문제의 TV광고는 처방약을 메디케어에 포함시키겠다는 공화당과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공약을 맞비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자당 대통령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당차원에서 마련한 전형적인 광고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고어의 처방약 공약을 비난하는 장면에서 쥐들(RATS)라는 자막이 화면에 잠깐 나타났다 사라진다. 그야말로 눈깜빡할 사이에 지나가기 때문에 자막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보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다. 쥐들이라는 자막이 스쳐 지나간 자리는 곧바로 관료들(bureaucrats)라는 단어로 채워진다.
민주당 진영은 RNC가 고어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시청자들의 잠재의식에 새겨 놓기 위한 심리적 광고기법을 사용했다며 조지 W. 부시 선거팀과 공화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육안으로 따라잡기 힘든 TV광고내 삽입 문구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시청자들은 무의식적으로 해당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된다. 예를 들어 사막의 풍경을 보여주는 광고의 곳곳에 특정 음료수 이름을 삽입해 빠른 속도로 돌리면 시청자들은 실제로 자막을 읽지 못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갈증과 해당 음료수를 연결시킨다는 이론이다.
민주당의 부통령후보인 조셉 리버맨은 12일 깨끗한 선거전을 펼치겠다던 부시의 공약을 상기시킨 뒤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부시는 RNC가 잠재의식 광고를 내보냈다는 주장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었지만 CNN등이 문제의 광고를 저속으로 돌려 RATS라는 단어를 잡아낸 만큼 궁지에 몰리게 됐다. RNC는 지난번에도 고어의 94년도 TV인터뷰 자료화면을 그 이후에 일어난 불법정치헌금과 교묘히 연결시킨 짜맞추기식 광고를 내보내려다 역효과를 우려한 부시진영의 만류로 방영계획을 취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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