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라델피아>
▶ 고봉천군, 장애 딛고 고교 미식축구팀 보조 매니저로 임명
다운증후군으로 정신지체와 신체부자유 현상을 보이는 고교생이 마침내 교내 미식축구팀의 보조 매니저로 임명돼 ‘작은 인간 승리’로 평가받고 있다.
몽고메리 카운티 랜스데일에 있는 노스 펜 고교 10학년에 다니는 고봉천 (16)군은 비록 경기 때는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지만 훈련시간에 열심히 공을 주고받아 코치로부터 어시스턴트 매니저라는 명칭을 부여받았다.
도수 높은 안경에 움직임이 어눌한 봉천군이 격렬한 행동을 연상시키는 미식축구 팀에서 인정받았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그의 어머니 김복혜(59, 원광복지회관 디렉터)씨는 보이지 않게 눈물을 닦았다.
김복혜씨는 20여년간 몽코 교육위원회 자문위원으로서 자신의 아픔은 내색하지 않고 한인들의 교육문제를 상담해 왔다. 또 김씨는 2년전 에는 몽고메리 카운티 한인회장으로 추석잔치 등을 주도했으며 아들 3명이 예일대학을 졸업했거나 재학 중으로 7년 동안이나 예일대 학부모 기금모금위원으로 활동했다.
이같은 김씨의 활발한 사회활동을 알고 있는 아는 동포들은 말수가 적은 그녀가 워낙 다른 사람 돕는 일에 적극적이어서 본인에게 커다란 짐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마흔이 넘어 태어난 막내가 5~6개월이 지나도 고개 짓을 못하는 정신 지체아라는 사실 때문에 남편(고원규, 전기공학 박사)이 많이 괴로워했지요”김씨는 봉천군이 6개월이 지나자 각종 재활교육센터에 데리고 다녔다. 앉기는커녕 기지도 못하는 아들과 함께 손가락 놀리기를 하고 스피치 훈련에 참가했다. 비록 배우는 속도는 늦었지만 끈기와 근성은 남달라 태권도에서 검은 띠를 획득했고 수영도 곧잘 했다. 피아노 치기 등 음악에도 소질을 보였으며 학교에 들어가면서 밴드팀에서 드럼 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봉천군은 나이가 들면서 가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해 어머니의 가슴을 후벼팠다. 그녀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데 상대해 주지 않는다”라며 비관할 때마다 막내를 다독거리며 다른 집 아이들의 교육문제 카운슬링에 더욱 깊이 관여했다. 다행인 것은 성격이 밝은 봉천군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극복해 학교 성적도 남에게 뒤지지 않고 과외활동에 적극 참여한다는 것이다.
김복혜씨는 원불교에서 최고 지도자로 추앙받는 종법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부친은 작고한 김대산 3대 원불교 종법사다. 지난 72년 이민 와 일찍이 컴퓨터 테크니션 학교를 졸업한 김씨는 필라 원불교 교당에서 운영하는 원광복지회관에서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장애자들의 자문을 받고 있다. 문의 (215)884-8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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