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아 대학가는 축제분위기가 한창이다. 이맘때 쯤이면 함께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 축제에 단골로 초대받는 소위 `축제용 가수들’.
축제문화가 시작된 70학번에서 새내기 00학번들의 변화 만큼이나 축제에서 선호되는 가수들의 모습도 달라졌다. 70년대에는 통기타와 장발을 상징하던 송창식 양희은 김세환 등의 가수들이 축제를 장악했지만 이제는 추억의 한 장면이 되었다.
올해 서울 소재 대학들의 대동제 현장을 보자. 현란한 조명과 거대한 무대 세트가 방송사의 쇼프로그램 수준이다. 출연진 역시 그에 못지 않은데 백지영 김현정 이승환 서문탁 박상민 DJ DOC 등 초호화 캐스팅이다.
객석도 예전과는 무척 다르다. 군데 군데 모여있는 중고생 팬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가수를 맞는다. 불청객(?) 덕분에 대학축제의 낭만을 기대한 사람들이라면 혀를 내두를만 하다.
이런 변화는 80년대를 장악하고 있던 운동권 문화가 사그라들며 10대 중심의 대중문화가 대학에까지 침투하고 있는 90년대 현상을 반영하는 것. 때문에 80년대 말 대학가를 주름잡던 운동권 노래패의 대표주자들인 꽃다지, 노래를 찾는 사람들, 울림터 등 한때 축제섭외 1순위 가수들의 모습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에 대해 연세대 총학생회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원하는 가수를 섭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변화를 겪게 됐다” 고 밝혔다.
인기 대중 가수들이 대학축제를 점령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출연료다. 때문에 일부에선 무료였던 학내 행사에 입장료를 받으면서 학생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웬만큼 인기있는 대중가수들을 초대하기 위해선 노래 3~4곡에 200만~300만원 정도의 출연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축제에 대중 가수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달라진 분위기 중 눈에 띄는 것은 인디밴드들의 활약이다. 보통 가수들이 립 싱크로 무대를 장식한다면 이들은 라이브 연주를 통해 생음악을 전달하는 매력이 있다.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인디밴드들 중 크라잉 넛 , 황신혜 밴드, 어어부, 노이즈가든 등이 축제용 가수로 급부상했다. 이는 홍익대 인근의 클럽문화를 반영하는 것. 전반적으로 하드록 그룹이 대학가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학교 내에서 조직된 밴드들도 축제가수로 대거 등장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