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천사 이야기보다 훨씬 사람을 사로잡는다.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으스스한 분위기에 비명을 내지르면서도 빨려드는 것이 인간이다. 삶과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어린이나 젊은 세대는 특히 그렇다.
악마가 집필한 세 권의 고서를 둘러싼 미스터리와 모험을 밀도있게 그린 스릴러 <나인스 게이트>도 영화의 주소비층인 젊은 세대를 매혹시킬 만한 작품이다.
루시퍼란 악마가 17세기에 집필한 세 권의 악마 입문서 <어둠의 왕국과 아홉 개의 문>이 미국과 유럽의 고서 소장가들에게 있다. 이 때 한 유명 악마 연구자가 거액을 주며 고서 감정가 조니 뎁에게 진본 확인을 의뢰한다. 악마의 책을 찾아 나선 조니 뎁은 의문의 폭력과 살인을 겪게 된다.
책을 보유한 사람들이 모두 잔혹하게 살해당하고, 악마 입문서는 불에 타 재가 된다. 단 악마 루시퍼가 그린 그림만 찢겨진 채.
갈수록 커지는 두려움 속에서도 조니 뎁은 한발 한발 끌리듯 악마의 비밀에 접근해간다. 결국 악마를 부르는 전설의 기도서에서 아홉 장의 그림은 어둠의 왕국을 향한 아홉 개의 문을 여는 열쇠였다는 비밀을 밝히나….
조니 뎁은 <나인스 게이트>에서 냉철한 책 사냥꾼 딘 코소로 등장해 악마의 실체를 드러내는 구실을 한다. 악마의 유혹에 빠져 초자연적인 힘을 이끌어내는 어둠의 기사 역에 조니 뎁 만큼 어울리는 배우도 드물다. 그가 밝고 가벼운 느낌의 영화보단 음울하고 심각한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악마 이야기에 매혹되듯 사람들은 조니 뎁의 어두운 매력에도 빨려 들어간다.
<나인스 게이트>는 화제작을 많이 만든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연출했다.
원제 : The Ninth Gate
감독 : 로만 폴란스키
출연 : 조니 뎁, 프랭크 랑겔라, 레나 올린, 엠마누엘 자이그너
등급 : 15세미만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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