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와 살인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공포와 스릴러 장르는 물론 공상 과학, 코미디, 청춘물에까지 촉수를 뻗혀 관객으로 하여금 손에 피가 흥건한 느낌으로 극장 문을 나서게 한다. 근래 개봉된 것만 해도 <식스 팩> <왓쳐> <왓 라이즈 비니스> <무사 쥬베이> <더 셀> <크레이지 핸드> <공포 택시> <하면 된다> 등으로 영화를 통해 살인을 연구해도 좋을 정도다.
스페인에서 날아온 <아트 오브 다잉> (El arte de morir) (18세, SKC) 역시 살인이 주요한 모티프가 된다. 뜻하지 않게 살인에 말려든 친구들이 사건 이후에 발생한 연쇄 살인 때문에 죽음의 위협에 처한다는 스릴러물이다.
청춘 살인물의 물꼬를 텄던 미국 영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 와 유사한 출발을 보인 후, 사건 이후에 겪게 되는 혼란과 의심은 영국감독 대니 보일의 <쉘로우 그레이브> 를 연상시키며, 유령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설정은 인도계 미국감독 M. 나이트 샤밀란의 히트작 <식스 센스> 에 닿아 있고, 이 모든 사건이 환자의 환상일지 모른다는 마무리는 프랑스 감독 프랑소와 뒤페롱의 <기계> 를 들추어내게 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처럼, 이제 영화 역사는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모방해가는 과정을 추적하는 단계에 이른 듯하다. <아트 오브 다잉> 은 위 영화들을 떠올리는 가운데서도 나름의 독창성을 내비추며, 서너차례의 반전 끝에 매끈하게 봉합된다. 주인공의 심리와 행동을 놓치지 않으면서 연쇄 살인의 혼란 속을 헤집고 다니는 빠른 카메라 움직임이 돋보인다. 비디오와 단편 영화 작업을 했던 알바로 페르난데스 아르메로의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다.
이반(펠레 마르티네즈)은 4년 전에 실종된 친구 나쵸(구스타보 살메론)의 신분증이 발견됐다는 형사의 말을 듣고 다섯 친구를 소집한다.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죽음의 테마를 화폭에 담아온 괴퍅한 독설가 나쵸는 친구들의 미움을 샀고, 여섯 친구는 캠핑장에서 그를 죽여 암매장했던 것이다.<비디오 칼럼니스트>
감상 포인트/ 친구에게 미움 살 짓을 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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