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더린 해리스 플로리다 주총무처장관의 대세 굳히기용 선제공격으로 위기에 몰린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소송전이라는 외길 수순을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여론이다.
워싱턴포스트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6%는 플로리다주 일부 카운티의 수검결과가 전체 집계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민주당 앨 고어의 주장을 지지하면서도 57%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주 내로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되는 일"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유권자들의 심리는 어찌 보면 부재자 투표 개표 완료시점을 상한선 삼아 그 때까지 나온 수검결과를 전체 집계에 반영하자는 공화당의 절충안 쪽으로 접근중이다.
고어로서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마감시한을 넘긴 개표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해리스 장관의 선언을 법원의 힘을 빌어 무력화시키는 일이지만 일단 제소절차를 밟은 다음에는 판결을 기다리는 수밖에 뾰족한 방도가 있을 수 없다. 전망은 좋다. 주대법이 17일 해리스 장관의 당선자 발표를 법원의 판결이 나오는 20일까지 하지 못하도록 막아놓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 보면 고어의 수순은 거의 분명해진다.
첫째는 수검표 작업을 끝낼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점차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는 민의를 구슬리는 일이다.
민심을 달래는 장난감은 수검표 작업의 성과다. 다만 몇표씩이라도 표차가 줄어들어야 수검표의 당위성을 옹호할 수 있다.
소송전에 뛰어들면서 고어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 ‘마지막 승부’를 시작했다. 지금 당장 백기투항을 해 4년 후의 권토중래를 노리거나 아니면 정치생명을 건 도박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소송전을 전개하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다. "선거결과가 확정된 다음이라 하더라도 절차상의 중요한 잘못이 저질러졌거나 집계결과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당선확정 번복을 위한 이의 제기가 가능하다"는 플로리다의 선거법에 의거해 설사 해리스 장관이 부시를 대통령 당선자로 선포한다 해도 소송을 걸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소송전도 수검표 작업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물거품이 되고 만다.
고어에겐 팜비치의 수검표 작업이 끝나고 수검표 결과의 전체 집계 포함에 관한 주대법원의 판결이 떨어질 다음 한주가 가장 가슴 조이는 나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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