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치노힐스에서 발생한 이정복씨(54) 살인사건은 초기부터 면식범에 의한 소행일 가능성이 강하게 대두됐었다.
우선 숨진 이씨가 평소 아무에게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 성격인데다 사건현장에서 저항한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평소 알고 지내던 인물이 이씨 혼자 집에 있는 것을 알고 찾아갔고 이씨도 자연스럽게 문을 열어줬을 것이라는 추측이 주변에서 제기돼왔다. 또한 사건을 맡은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 수사관들도 수사진척상황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유가족에게도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씨 주변을 집중적으로 수사, 용의자가 주변인물임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했다. 그리고 지난주 공보실을 통해 수사에 진전이 있음을 처음으로 암시, 용의자 체포가 임박했음을 예고했었다.
이 사건에서 가장 큰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은 살해동기.
사건을 수사중인 셰리프국은 정확한 내용공개를 거부한채 김군이 평소 의붓아버지에 반발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만 전하고 있다.
가족들도 왜 브라이언이 이처럼 엄청난 일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비록 이씨가 지난 88년 재혼할 때 부인이 데려온 의붓아들이었지만 친자식처럼 대했고 사랑을 아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지른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때 김군이 갱단에 빠져 있을 때 이씨가 엄하게 다룬 적은 있지만 그외에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었고 성격도 온순한 편이어서 이처럼 엄청난 일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가족들은 이씨가 숨진채 발견된 이후 김군이 보여준 태연한 행동에 놀라고 있으며 공범으로 체포된 윤군도 9일 열린 장례식에 참석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등 천연덕스럽게 행동한 것에 분노하고 있다.
이씨의 장남 앤드류(28)씨는 "아버지는 생전에 친자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브라이언에게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며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지만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앤드류씨는 또 "동생은 20일 재활센터에서 가족들과 면회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범행사실을 털어놨다"고 전하면서 "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동기를 묻는 것이 무의미한 것 같아 아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면회모습을 전했다.
이번 사건은 작년 6월 업랜드에서 발생한 염승철군 모녀 살해사건의 충격이 한인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상태에서 또다시 발생한 존속 살해사건인데다 용의자로 체포된 김군이 친구들에게 돈을 주고 계획적으로 일을 저지른 청부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한인사회에 미치는 파장과 충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김종하·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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