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강도·강간등 총 45개항의 혐의로 LA경찰국에 의해 체포돼 재판을 받던중 200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돼 한국으로 도주했던 강현구(31·미국명 에디)씨가 한국서 대마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시민권자인 강씨는 한국으로 도주한 이후 열린 궐석재판에서 271년형을 선고됐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LA카운티 검찰측은 강씨를 미국으로 강제송환해 줄 것을 한국검찰에 요청했다.

서울지검 강력부는 지난달 17일 대마관리법 위반혐의로 강씨를 구속해 조사를 벌이던중 강씨와 함께 구속된 공범으로부터 미국에서의 행적을 전해 듣고 보강수사를 벌인 끝에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LA에서 ‘캥거루 인더스트리’라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강씨의 아버지(52)는 재판이 진행중이던 지난해 2월말 200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아들을 석방시킨 뒤 다음날 바로 한국으로 보냈으며 같은해 11월 고모(수배중)씨에게 4,800만원을 주고 서류를 조작해 아들을 이모의 친자식인 것처럼 허위로 출생신고하고 주민등록증도 새로 발급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강씨의 신분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전라남도 모 군청의 호적담당 공무원들이 수백만원의 뇌물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수사도 펼치고 있으며 금품수수 사실이 드러날 경우 모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강씨는 ‘전지운’이란 가명으로 전남 광주의 모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일해 왔으며 3-4차례 대마초를 피웠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을 맡은 정중근 검사는 "공범으로부터 강씨의 미국내 행적을 듣고 곧바로 호적등을 정밀 조사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하고 추궁한 끝에 지난달 말께 그같은 사실을 알아냈다"며 "법무부를 통해 미국측에 사실확인 절차를 밟았으며 이달초 미국측으로부터 구두 신병인도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 검사는 또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강씨의 송환여부는 일단 대마관리법 위반에 대한 재판이 끝나야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공식요청서가 접수돼도 송환여부는 검찰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 강씨의 국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시민권자 여부를 미국측에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강씨의 아버지는 시민권자로 알려졌다. 또한 강씨의 신분세탁 과정에 관여한 고씨는 강씨의 아버지가 미국에서 만나 알게된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타운내 한인갱단 ‘LGKK’(Last Generation Korean Killers)의 멤버 6명과 함께 96년 9월부터 ‘데이트 서비스’에 종사하는 젊은 여성들을 호텔등으로 불러들인 뒤 권총으로 위협하고 집단 성폭행과 강도행각을 일삼다 체포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