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에 신임대통령 이름, 아직도 ‘공란’
모든 것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능숙한 행사 기획자처럼 타마라 서머빌은 넉넉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초청장을 디자인하고 인쇄소에 넘겼다.
행사장소는 이미 옛날부터 정해진 곳이고 워싱턴 D.C.의 유명 요식업체들은 행사 후에 있을 점심식사를 서로 만들겠다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서머빌을 포함한 미국 국인들은 이 역사적인 행사의 주빈이 누구인지 아직 몰라 애태우고 있다.
서머빌은 내년 1월 20일로 예정된 미국의 제 43대 대통령 취임식준비를 위한 의회합동위원회의 책임자인데 정작 그 대통령이 누구인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같은 일이 발생할 것으로는 예상도 하지 못했다. 취임식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솔직히 좀 우려가 된다"
서머빌은 연방상원의 넓은 사무실에서 플로리다 개표에 관한 뉴스를 TV로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38세의 서머빌은 상원 법규위원회의 공화당 운영 디렉터라는 자신의 원래 직함 때문에 취임식 준비를 총괄하는 책임을 맡았다. 서머빌은 법규위원회 위원장인 켄터키출신의 미치 맥코넬 상원의원의 충실한 보좌관으로 선거자금법 개정같은 까다로운 이슈를 다루면서 지난 12년을 일해 왔다.
서머빌은 대통령 취임식준비가 법규위원회 소관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매우 기뻤다고 말한다.
법규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상원 행정전반을 감독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의사당내의 식당운영, 상원의원 사무실 배정등도 포함돼 있다.(서머빌은 뉴욕주에서 새로 상원에 당선된 현재의 퍼스트 레이디 힐러리 로댐 클린턴 여사도 "의사당 사무실을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취임식 준비위원회 관계자들에게 대통령 당선자가 누가 되느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었다.
1월 20일 오른 손을 들고 취임선서를 하는 하는 사람이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든 아니면 알 고어 부통령이든 상관없이 상당부분의 일은 진행돼야 하고 서머빌은 순조로운 진척상황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연방의사당 서쪽 입구에서는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할 연단을 세우는 목수들의 망치소리가 요란하다. 이 목재 연단에는 약 1,000명의 취임식 내외빈이 자리를 잡게 되는데 이 공사에 취임식 예산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50만달러가 투입되고 있다.
서머빌과 취임식준비 관계자들에게 ‘시한’이라는 개념이 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 주.
원래 취임식 초청장에는 대통령과 부통령 당선자의 이름이 인쇄되지 않는다.
하지만 관습적으로 취임식 프로그램에는 이름을 인쇄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대통령 당선자가 게스트 연사등을 정하기 전까지는 완성되지 않는다.
"새 대통령의 취향에 따라 취임식의 무드가 결정되는데 그 당사자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큰 문제다"
서머빌은 말한다.
밀레니엄의 첫 미국 대통령 선출은 투표에서부터 개표, 심지어는 취임식에 까지도 갖가지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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