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한 알이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땅에 묻혀 썩어져야 한다는 사실은 자연의 순리요 모두가 아는 상식이다. 이를 거스르는 다른 방법의 길은 없다. 인간사회에서도 특히 복지분야에서는 더욱 강조되는 사실이다.
만일 한인사회에 절실히 요구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정부의 재정도움을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의 필요한 욕구는 객관적으로 측정할 길이 없다. 때문에 정부의 지원을 요청할 때 매칭펀드(matching fund)가 필요하며 이것이 지역사회 욕구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예를 들어 노약자들을 위한 복지홈이 진실로 필요하다면 정부가 도와주겠지만 너희들도 일정액을 부담하라고 요구한다. 이것이 매칭펀드이며 결국 종자돈(seed money)이 된다. 옛날 시골에서 펌프에서 물을 퍼내기 위해서는 물을 먼저 붓는 원리와 똑같은 이치이다.
지난 27년간 KCS(뉴욕한인봉사센터)는 아주 미비한 한인사회의 후원금이었지만 정부재정을 주로하여 연간 180만불의 예산이 집행되고 있다. 좋게 말하면 KCS의 왕성한 활동의 결과지만 반대로 본다면 한인사회의 무관심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뜻을 가진 분들의 작은 정성이 큰 힘이 되어 커다란 결실롬 맺어지고 있다. 한 해를 막음하면서 숨은 봉사자와 따뜻한 손길을 베풀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경로회관에서는 거동입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서 주5일간 매일 75명에게 식사를 배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3대의 차량이 동시에 움직여야만 준비한 음식이 따뜻하게 전달된다. 3년전 처음 시작할 때는 중고차 3대가 항상 맘을 졸여가면서 운행되었고 수리비도 적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뉴욕시 노인국으로부터 미니 밴 한대를 지원받았다. 지난 몇년간 묵묵히 봉사한 활동을 인정받은 결과였다. 또한 금년 초 뉴저지의 초대교회(5천불)과 어느 독지가(1천불)로부터 총 6천불의 후원금을 전달받았다. 이 돈을 근거로 뉴욕주 노인국에 차량 2대를 구입하고자 신청했다. 모두 60개가 넘는 기관이 응시하고 KCS를 포함해 7개 기관이 선정되었으며 3만7천달러를 지원받게 되었다. 종자돈 6천불이 이끌어낸 좋은 실례이며 기쁨이었다.
씨앗은 참으로 묘한 것이다. 살아있다고 그렇다고 죽은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씨앗이다. 심지 않고 그냥 놔두면 씨앗 그대로 있다. 그러나 좋은 땅에 심으면 싹이 나고 계절이 바뀌어 때가 되면 많은 열매를 맺게 된다. 몇 년째 씨를 뿌렸는데도 열매를 못 맺으면 땅을 바꿔야 한다. 합당한 땅이 아니기 때문이다. 겉은 그럴듯 한데 땅 밑은 뿌리를 내릴 수 없는 돌밭일 수도 있다. 10년이 지났지만 자립하지 못하고 손만 벌리는 단체들도 적지않다. 이제는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한 때다. 이런 단체들은 결국 프로그램의 미진함을 후원자들의 도움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결말짓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은 남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합리적인 법적장치가 있다. 개인이나 기업이 어차피 정부에 내야하는 세금을 비영리단체에 후원한다면 세금에서 공제해주는 제도이다. 납을 돕는 것이 종국에는 자신을 위하며 돕는 일이다. 나 개인의 차원을 벗어나 우리들이라는 공동체의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건강한 자신도 언젠가는 병이 들거나 나이가 차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로 한다. 지금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곧 미래의 나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 한인사회는 귀중한 많은 자신을 가지고 있다. 훌륭한 문화유산과 한민족으로서의 경제성, 높은 교육열과 근면함, 이웃을 사랑하는 심정을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다. 이 좋은 씨앗을 미국이라는 풍요로운 땅에 심는다면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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