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고등학교의 교정에 들어서면 무뚝뚝하면서도 무섭기까지 한 선생님들과 그들과 같이 어울려 다니는 학교 경찰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이들은 교정, 건물 안과 밖, 화장실, 그리고 외진 곳을 수시로 다니며 학생들의 비행과 안전을 감시하고 돌보는 선생님(dean)들이다.

이들은 학생을 가르치지는 않고, 전 학생의 생활지도를 맡고 있는 사람들로 딘(dean)이라고 부른다. 보통 한 학교에 2~3명의 딘이 있으며 이것은 학생수에 따라 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이 적은 학교에는 딘이 따로 없고 교감이 겸임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은 학생들의 안전과 문제발생 예방, 문제가 생겼을 때 학칙에 따라 처리하는 일이다. 학교 교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예로 들어보면 싸움, 갱, 술, 담배, 섹스, 마약, 무기소지, 학교 공공물 파기 등 이외에도 자질구레한 사건들을 들 수 있다. 이중 교내에서 마약이나 무기소지는 엄하게 법으로 다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주의해야 한다. 이것은 사용하지 않고 소지한 것만으로도 처벌을 받으며 학교에서 퇴학당할 뿐만 아니라 학군에서까지 내쫓아버리기 때문에 학생은 물론 온 가정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도 부모들이 한국에 나갔다가 올 때 선물로 가지고 온 장난감 권총이나 칼 등을 학교에 가지고 가서 친구들에게 자랑하다가 선생님에게 발견되어 퇴교 당하고 오랫동안 고생한 가정들을 경험한 일이 있다. 한국에서는 별 문제가 안되지만 미국에서는 법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아예 집에서도 갖고 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을 줄로 안다.

그 외에 교칙을 위반한 사항에 대하여는 형편에 따라 처벌되는데 훈계(reprimand) 될 수도 있고, 정학(suspension)될 수도 있고, 다른 학교로 전학(opportunity transfer) 될 수도 있다. 학생들이 훈계나 정학을 자주 받게 되면 본인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한번의 잘못으로 끝나는 것이 좋을 줄로 안다. 그러나 OT(Opportunity Transfer)는 정학이 반복된다든가 갱에 연루되었을 경우에 행해지는 벌칙으로 인근의 다른 학교로 학생을 전학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가 꼭 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학교 선택 여지도 부모 쪽에 주어지게 때문에 적당한 인근 학교를 고를 수가 있다.

보통 OT를 받게 되면 새로 가는 학교에서 한 학기 내지는 두 학기를 지나게 되는데 그 학교에서 학생이 품행이나 성적이 좋을 경우에는 다시 자기가 다니던 학교(home school)로 복교를 할 수 있다. 한인 학부모 중에는 이것 때문에 자녀가 대학을 진학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하시는데 이것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욱하는 마음에 싸움 한번 할 수도 있고, 호기심에서 담배 한번 피워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한번으로 족할 줄로 생각된다. Dean’s Office에서는 위에서 말한 학생들의 모든 문제를 다루고 처리한다. 소위 한국으로 말하면 학생과라는 이름이 여기에 해당된다. 필자가 한국에 있을 때만 해도 이 고등학교 학생과는 얼마나 두렵고 떨리는 곳이었는지 한번 호출이 나면 잔뜩 질린 표정으로 사무실을 들어서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이곳의 딘 사무실은 단순한 문제 해결처이고 학생들의 선도 사무실이지 구타한다든가 위협을 주는 곳이 아니다. 앞으로 혹시 자녀가 문제를 일으켜서 학교를 방문하게 되는 부모는 딘 사무실로 찾아가 담당 딘을 만나서 학생의 문제를 상의하시기를 바란다. 어떤 경우에는 정학이나 퇴학이 사실과 다른 상황에서 처리될 수 있는데 이 때는 곧 계통을 밟아 상고(appeal)를 하는 것이 지혜 있는 행동이다. 이 때는 충분한 증거와 자료, 그리고 증인들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줄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