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가운데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단 투표일이 언제인지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투표일에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는게 이제까지의 관례였기에 선거인단투표는 세인들의 관심권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선거인단투표는 연방헌법이 정한 요식행위일뿐이라는게 일반의 지배적 인식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법원에서 차기 대통령이 결정된 올해의 경우 선거인단투표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다. 혹시라도 투표인단의 반란이 일어나는게 아니냐는 ‘기대감’과 ‘우려감’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반란표는 나오지 않았다. 최종 선거인단 투표결과는 271표 대 267표. 플로리다의 선거인단 25명은 물론 부시에게 표를 던졌다.

선거인단투표는 각 주의 선거인단이 18일 주도로 속속 집결하면서 시작됐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투표를 실시한 곳은 앨 고어 부통령의 출신지인 테네시 (11명, 이하 괄호안은 선거인단)와 인디애나 (10명)로 둘 다 직접투표에서 부시가 승리한 지역이다. 반면 마지막으로 투표를 실시한 곳은 앨 고어 우세지역인 하와이였다.

연방헌법은 선거인들이 반드시 주도로 모여 투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불참자는 해당 주 선거인단의 추천에 의해 즉시 교체된다. 538명의 투표인단 정족수를 반드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금년의 경우 병에 걸려 여행을 할수 없는 오하이오주의 선거인 한명이 교체됐고 미네소타에서는 폭설로 10명중 3명이 갇혀 곧바로 다른 인사들로 대체됐다. 물론 교체인사들도 해당 지역 승리 후보의 골수 지지자들이다.

선거인단 투표에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1시간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를 전후해 퍼레이드나 댄스, 합창제등을 열어 축제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올해에도 노스 캐롤라이나는 고교 컬러가드를 동원해 퍼레이드를 벌였고 몬태나는 학생들이 국가를 합창했으며 알래배마의 주민들은 제임스 메디슨과 벤자민 클랭클린이 복장을 한채 거리를 누볐다.

선거후 각 주의 관리들은 개표결과를 인증해 연방의회로 송부했다. 연방의회는 2001년 1월6일 선거인단 투표의 최종집계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