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기간 만료, 출연료 문제, 다른 드라마 출연등으로 ‘순풍 산부인과’를 떠난 연기자들이 많지만 박영규(46)는 끝까지 ‘순풍…’을 지켰다.
SBS 주말극 ‘덕이’의 촬영 때문에 종영 기념식에 늦었다고 말하며 자리에 앉는 그느 이내 ‘순풍 산부인과 종영 기념식’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보자 숙연해진다.
"아직까지 영규역의 영혼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어요. 2년 10개월 동안의 무능한 학원 강사 박영규 역을 표출하는 것은 힘들지만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시트콤 성공의 열쇠인 캐릭터의 정형화를 이룬 ‘순풍…’ 의 일등공신은 박영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이전이 드라마에서나 외모에서 풍기는 그의 이미지는 느끼한 중년, 그자체였다.
시청자들이 제비족의 대명사를 꼽으라면 항상 들어가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순풍…’의 박영규는 치졸함, 쩨쩨함, 비굴함을 드러내는 캐릭터였다. 밥값 안내려고 구두끈을 오래 매고 있거나, 화장실에 가 남이 돈 낼 때까지 나오지 않는 인물이 바로 그였다.
다소 과장돼 보이지만 순발력있는 속물 박영규. 시청자는 그를 결코 미워할 수 없었다. "박영규 역에는 배고픈 연극배우 10년의 노력과 데뷔 후 10년동안 겪은 무명의 설움이 배어있습니다. 사람들은 코믹 연기를 쉽게 보지만 가장 힘든 연기지요."
그는 ‘레미콘론’을 이야기한다. "레미콘처럼 늘 돌고 있어야 시멘트가 굳지 않는 것처럼 연기자는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과 연기를 구분하지 않아요. 생활이 연기의 토양이기 때문이지요. 최근 가요 프로그램(MBC 가요 콘서트) 진행자로 활동하는 것과 노래를 부르는 것 역시 연기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순풍…’에서 박영규 부인 역을 맡았던 박미선은 그를 "주체할 수 없는 끼로 뭉친 연기자"라고 했다. 그 말이 쑥스러운 듯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60대가 되어서 연기를 해도 10대 팬이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연기자였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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