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3명 등 한인 5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어 미주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던진 9일의 휴스턴 총격사건은 살인극의 장본인인 박기영씨의 심한 의처증이 사건의 근본 원인중 하나로 드러나면서 이민생활에서의 정신질환 문제가 한인사회의 중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사건을 접한 한인들은 이민생활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 및 가정과 비즈니스상의 갈등·불화 등 한인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위험수위에 달해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살인극을 벌인 박씨의 경우는 이민생활에서 오는 의처증이나 피해망상,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방치될 경우 얼마나 큰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예다.
80년대초 이민온 박씨는 휴스턴에서 잡화와 편의점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한때 큰 돈을 벌기도 했으나 도박에 빠지며 많은 재산을 탕진했고 이어 사업실패에 따른 경제적 압박으로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으며 의처증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의처증으로 부부간 불화가 잦아지자 부인 박병순씨는 박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위 친지들에게 박씨의 정신질환을 호소해보기도 했으나 여의치 않자 최근 이혼수속을 밟아왔으며 박씨는 이에 대한 피해망상으로 결국 자신의 가정은 물론 다른 일가족까지 비극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정불화, 사업의 어려움, 이민생활에서 겪는 언어·문화갈등 등에서 비롯되는 불안정한 정신건강상태는 한인 이민자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방치할 경우 이번 사건과 같은 극단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잠재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카이저 퍼머넨티 소아정신과 의사 수잔 정씨는 "한인 이민사회의 경우 특히 충동적 성격을 지닌 사람들이나 중년의 남성들이 복잡한 이민생활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나 신체적 질병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우울증, 피해망상 등의 정신질환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까지는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앞으로 이같은 문제가 한인사회에서도 더 많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철 정신과 의사는 "의처증같은 정신질환을 방치할 경우 사업실패 등 충격을 받거나 마약복용, 음주 등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박씨의 경우처럼 파괴적으로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신질환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에 반드시 초기상태에서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이번 사건과 같은 비극을 방지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