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은행별로 10만달러이상 고객이 몇 명이나 되며 액수는 얼마인지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은행이 파산하거나 문을 닫으면 FDIC는 각 구좌별로 10만달러까지 보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 콜 리포트에 의하면 지난 연말 현재 10만달러이상 구좌는 구좌 수를 기준으로 하면 LA한인은행중 한미가 1,357개로 가장 많고, 나라 1,197개, 퍼시픽 유니온 1,159개등의 순. 10만달러이상 예금이 전체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윌셔 71.4%에 이어 중앙 55.3%, 나라 54.9%의 순이었다.

◇ 100만달러이상 구좌 상당 수

지난 연말 현재 한인은행의 예금고 총액은 31억3,000여만달러로 이중 10만달러이상 고액예금이 전체의 52.8%. 은행관계자는“한인은행의 고액예금 비중은 타 커뮤니티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은행입장에서는 작은 액수지만 유동성이 덜 한 개미군단의 구좌가 안정성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한인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고액예금주에 약한 것은 구좌는 적어도 이들이 전체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 크기 때문이다.

특히 10만달러 이상 구좌의 평균 예금액은 구좌당 27만6,000달러로 은행에 돈을 묻어두는 이들의 재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 준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한 한인은행에도 100만달러이상 구좌가 10여개 있는 것으로 알려져 LA 한인은행의 100만달러 구좌도 상당 수로 추산된다. 한인 고액예금주는 대부분 은퇴해 이자수입으로 생활하는 경우, 의류등 비즈니스를 크게 운영하는 경우, 한국에서 뭉칫 돈을 가지고 온 경우등으로 대별된다. 이들 거액 예금은 익명성 보장을 위해 지점장이 자리를 옮길 때마다 구좌도 따라서 이동하는 특색을 지닌다.

◇ “거액 예금주는 왕” 유치전 치열

거액 예금중 이색적인 것은 중국계 예금. 한인 은행의 이자율이 중국계등 타 커뮤니티 은행 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이자 수입을 노린 중국인 예금주들은 일부 한인은행에 수 백만 달러씩을 예치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일부 한인 예금주들은 수 십만 달러의 예금을 예치할 때 FDIC 보호한도를 감안, 9만9,000여달러 단위로 쪼개 분산예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은행관계자들은 귀띔했다.

한 은행관계자는 고액예금이 은행재정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얼마 전만 해도 20%의 고객이 은행 순익의 80%를 냈지만 최근에는 10%의 고객이 이 정도 순익을 내고 있을 정도로 소수의 고액 예금주들이 은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실토했다.

따라서 은행은 고액예금주 유치를 위해 더 좋은 금리와 조건등을 내세운 물밑 작전이 치열하다. 고액 금주가 원할 때는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지점장이 직접 방문해 예금을 받아오는 경우도 많다. 한번 확보한 고객을 붙잡아두기 위해 송금등 은행의 각종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정기적으로 식사나 골프접대등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예금주 별로 따지면 한인은행의 최대 예금주는 주 재무국. 주 재무국은 현재 나라를 제외한 LA의 6개 한인은행에 1억3,000여만달러를 정기예금으로 예치해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별로 한미 7,500만달러, 윌셔 2,100만달러, 퍼시픽 유니온 2,000만달러, 중앙 1,000만달러, 새한 300만달러, 가주조흥 250만달러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