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복 많이 받고 기쁜 생활 하고 있습니다"
25일 ‘미국인 은퇴 선교사 위안의 밤’에서 만난 최초의 피도수(99·미국명 빅터 웰링턴 피터슨) 목사는 인터뷰 내내 한국말을 쓰려 애썼다. 한세기를 고스란히 담았다기엔 너무도 밝고 맑은 얼굴. 그의 표현대로 천수의 축복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내 큰 손자는 학교가면 한인 조상 있다고 자랑하지요. 76년 한국을 떠난 게 마지막이었지만 나도 내 자손들도 한식 먹고 한국 물건 쓰면서 그리운 냄새를 기억하고 있어요"
1938년 2월12일, 한미 국제결혼 1호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국청년 피도수와 조선처녀 한흥복. 강원도 금화라는 시골까지 인연이 닿아 만난 아내는 2년전 간암으로 세상을 떴고 영은(62), 영혜(60), 영자(58) 세 딸과 아들 영일(55), 그리고 다복한 손자 손녀들이 패사디나에 혼자 사는 피목사를 정성스럽게 돌보고 있다.
요 몇년 새 귀가 어둡고 눈이 흐려졌지만 10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매일 아침 2마일씩 조깅을 빼먹지 않을 만큼 건강하고, 그림 그리기와 기타 치는 취미도 여전하다. 한국서 보낸 세월을 추억하며 자서전도 펴내고 싶어 이제 30여 페이지쯤 썼다고 했다.
"틈틈이 그려온 유화가 300점이 됐어요. 성탄절이면 성화로 교회를 장식하고 생일 맞은 친구와 이웃에게 그림 선물하는 게 내 기쁨이지요"라고 말하는 피목사는 ‘몸은 연로했으되 마음이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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