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의 테러, 충격의 미국’ 전국 대도시 표정
▶ 워싱턴
◎…11일 아침 미국의 수도, 그것도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여겼던 국방부 건물이 카미가제식 항공기 테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워싱턴은 경악에 휩싸였다.
이날 오전 9시께(동부시간) 국방부에 여객기가 충돌,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차와 구급차들이 달려갔으며 언론사와 관공서에는 사건 내용을 묻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특히 국무부 앞에서 폭탄을 탑재한 차량이 폭발하고 의회에도 폭탄테러가 감행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긴장감은 극도에 달했고 일부 주민들은 폭탄 테러가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며 외곽지역으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나중에 국무부 및 의회 폭탄테러는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다.
◎…국방부 테러 순간을 목격한 한 주민은 "여객기 한 대가 낮게 비행하다 국방부 건물로 돌진, 폭발했다"면서 "거대한 오렌지색 불꽃이 건물 한편에서 치솟았다"고 전했다. 한편 국방부는 제2의 공격이 감행될 것이라는 첩보에 따라 전투기들을 국방부 상공에 띄워 초계비행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피랍된 아메리칸 항공 보잉 767기가 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사건발생 후 연방 정부는 곧바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DC내 공무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려 모든 정부업무가 마비상태에 돌입했으며 각급 학교도 학생들을 조기 귀가시키고 문을 닫았다. 경찰도 DC로 향하는 모든 도로를 봉쇄하고 진입을 금지시켜 버지니아와 메릴랜드로 빠지는 395번, 29번, 66번, 495번 도로는 오후 늦게까지 큰 혼잡을 빚었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주민들은 외출을 삼가고 TV 등을 통해 시시각각 보도되는 폭탄테러 소식을 접하며 분노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플로리다주 사라토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육개혁안을 연설하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테러발생 소식을 접한 직후 곧바로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토록 명령한 뒤 수대의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전용기 편으로 루이지애나주의 한 공군기지에 도착, 1차 성명을 발표한 뒤 전략 사령부를 거쳐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11일 오후 5시 현재 워싱턴 지역 한인들의 피해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국방부에 근무하는 한인들이 적지 않은데다 부근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들도 있어 시간이 흐르면 보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 인근에 위치한 한식당 우래옥은 손님의 발길이 끊긴 상태로 직원 20여명중 2~3명만이 출근, 텅 빈 업소를 지켰다.
◎…DC내 2,000개의 한인 운영 스몰 비즈니스들은 이번 테러로 직접적인 피해는 없으나 일부 지역에서 흑인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찍 문을 닫고 귀가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워싱턴 한인 비즈니스협회 신선일 회장은 "밤이 되면 치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한인 업주들에게 조기 귀가를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미대사관은 테러가 발생하자 즉각 한인들의 안전을 위해 비상대책반을 설치했다. 이현주 총영사를 반장으로 한 대책반은 워싱턴 한인연합회, 북버지니아 한인회, 수도권 메릴랜드 한인회, 메릴랜드 한인 등 한인단체들과 긴밀한 연락을 위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신변안전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교회별, 단체별로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주길 당부했다.
◎…양성철 대사는 서울 본부와 UN회의 참석차 뉴욕을 방문중인 한승수 외통부 장관과 계속 연락을 취하며 사태를 파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태로 13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었던 주미 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는 잠정 취소됐다.
<이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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