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타 대명사, 알콜중독 극복하고 6년만에 우승
최악의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갤러리, 즉 골프코스의 관중들은 존 데일리를 응원했었다.
그걸 감안하면 지난 9월초 독일에서 열렸던 BMW 인터내셔널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그에게 쏟아지는 환호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데일리가 우승한 것은 6년만의 처음이다.
올해 35세인 데일리는 뉴욕 맨해턴 지하철보다도 굴곡이 심한 인생을 살아왔다.
데일리의 네번째 아내 셰리 밀러는 남편의 카리스마가 특유의 폭발적인 장타의 경지를 초월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존이 ‘진짜’라는 것을 이제 안다. 알콜중독에 빠졌던 가족이나 친지가 하나도 없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존의 뼈아픈 고통을 이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응원하는 것이다"
셰리 밀러는 데일리와 지난 6월4일 처음 만나 다음 달인 7월29일 초고속으로 결혼했다.
요즘 골프 팬들은 알콜중독에서 회복, 새롭게 신혼살림을 꾸민 골프 최고의 장타자 존 데일리를 다시 응원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데일리는 골프인생의 나락에서 헤매고 있었다.
참가대회마다 부진의 연속이었고 뒤를 잇는 좌절과 괴로움을 술로 달래고 있었다. 음주와 도박을 금지한 조항을 어겨 세계적인 골프채 메이커 캘러웨이와의 거액의 광고계약도 깨지고 말았다.
하지만 결코 사그라지지 않는 재능의 불꽃을 다시 돋우고 연습에 몰두하면서 데일리는 골프 커리어와 인생을 다시 밝히고 있다.
데일리는 올해 출전대회에서 10위권에 다섯 번이나 들었다. BMW 인터내셔널 대회에서는 27언더파로 유럽투어 최저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그는 이 대회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극적으로 성공시키며 패드리그 해링턴을 한 타차로 제치고 감격의 우승을 안았다.
데일리는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포기한 적이 없다.
알콜중독자 치료소에 있을 때나 지난 98년 베이힐 인비테이셔널 대회에 참가, 한 홀에서 무려 18타를 기록하는 당혹스런 순간에도 결코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순간에 세계적인 스타가 된 1991년 PGA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 두 개의 메이저대회를 차지한 후 데일리는 자신이 또 다시 우승의 감격을 맛볼 수 있을까 하는 깊은 회의에 빠졌다.
"6년은 매우 긴 시간이다. 회의감이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상황을 개선하는 유일한 방법은 내 몸이 시키는 대로하는 것이었다. 주위 다른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듣는 대신 나의 소리만 들었다. 나는 경기에 열과 성을 다했고 연습도 내 방식대로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막판까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 지난 BMW 인터내셔널 대회에서의 우승이 자신감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데일리의 마지막 대회 우승은 그의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인 1995년 브리티시 오픈이었다.
지난해 초 250파운드를 상회하던 체중은 부단한 연습으로 30파운드나 빠졌다. 데일리는 가장 최근 술을 입에 댄 것이 1년도 더 됐다고 밝혔다. 현재는 술 생각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요즘 데일리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은 술이 아니라 아내 셰리다.
"아내는 내게 최고다. 매우 행복하다"
셰리가 친구의 소개로 데일리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6월 페덱스 세인트주드 클래식 대회에서였다.
"그의 이름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당시 나는 골프에도 존 데일리에게도 관심이 없었다. 나는 그가 거만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만나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그리고 7주 후 우리는 결혼했다" 셰리는 말한다.
데일리의 위대한 컴백을 베테런 프로골퍼 핼 서튼은 이렇게 표현한다.
"정상에 처음 오르는 것보다 떨어졌다가 재탈환하는 것이 훨씬 더 힘들다.
정상에 처음 오를 때는 재도전할 때와는 달리 극복해야 할 아픈 기억들이 없다. 절망과 좌절의 가장 밑바닥을 치기 전까지는 슬럼프의 깊이를 모른 채 떨어진다. 재기는 피나는 자기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존은 부진과 함께 엄습한 실망과 분노를 다른 골퍼나 팬들을 향해 분출시키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좋은 사람이고 그래서 팬들은 아직도 그를 사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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