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경제에 관심...테러 후 비즈니스 위축
뉴욕 테러 이후 미국인들의 타인종에 대한 인종혐오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시카고 한인들은 이와 관련한 별다른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있는 반면 테러 이후 위축된 경제에 더 큰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렌스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황정용씨는 "아직까지 한국인으로서 불안감을 느낄만한 일은 없었다"며 "같은 아시안이라도 아랍인들과 우리는 생김새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약사인 황정순씨도 "그런 사람들은 테러사건이 아니래도 타인종에 대한 범죄를 저지를 사람들"이라며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아시안 대상 인종혐오범죄와 테러사건을 연관시켜 보는 시각에 의문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 역시 "제일 문제는 인도나 아랍인들이지 우리는 상관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 세금내고 여기 사는 미국인으로서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혐오를 느끼고 희생자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Q 리커 스토어의 강병문씨 역시 "아랍인에 대한 적대감이 아시안 전체에까지 갈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강씨는 오히려 "전쟁이 나면 비즈니스에 대한 타격이 클 것 같아 이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답했다.
흑인 밀집지역인 53번가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유성애씨도 테러 사건 이후 인종과 관련한 "어떤 위협도 느끼지 못한다"고 전했다. 유씨는 "흑인 손님들과 미국의 외교정책이 잘못돼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등의 잡담을 한 일은 있어도 누가 가게로 들어와 위협하거나 그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한 자녀를 두고 있는 이순옥씨는 "아이들과 테러관련 얘기를 할 때 제일 크게 걱정하는 건 경제"라고 말했다. 이씨는 테러 이후 위축된 시장으로 인해 직장을 잡지 못하게 될 것이 가장 크게 우려되고 "전쟁이 날 경우 아이들이 군대에 가야되지 않을까하는 걱정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사 트레이딩을 운영하는 조병덕씨는 "개인적으로는 테러사건에 대해 그렇게 크게 느끼지 않는데 비즈니스 쪽으로는 타격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에 의하면 토요일까지 잘 되던 장사가 월요일 테러사건 이후 눈에 띄게 위축됐다는 것이다.
셀룰러 폰 가게에서 일하는 이창민씨는 이런 현상에 대해 "일단 중요한 건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겠느냐"며 "인종이 다르니까 그런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피부로 와 닿는 건 역시 장사가 안 되는데 따른 먹고 사는데 관련된 문제인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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