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지상전에 돌입할 경우 첨단무기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채 많은 사상자로 피비린내나는 장기전이 되면서 탈레반과 이전투구식 비정규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예측은 최근 미해병대 지휘부가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에서 벌였던 ‘전쟁게임’(War Game)에 따라 확인됐다.
전쟁게임은 육·해·공·해병대가 각군별로 매년 6-10회 정도 실시하는 것이지만 이번 전쟁게임은 아프간 공격을 염두에 두고 실시됐으며 게임 결과가 미군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전쟁게임은 전·현직 군인, 외교관, 정보요원 약 100명이 통상 ‘청군’으로 불리는 아군과 ‘홍군’으로 불리는 적군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제3의 심판팀이 있다.
이번 전쟁게임에서 탈레반군(홍군)은 정면대결식 정규전을 철저히 피한 채 옛날 미국에서 받은 미제 무기로 게릴라전을 펴면서 양민을 이용한 생물전에서 언론을 이용한 심리전에 이르기까지 미군(청군)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잔혹하고 교활한 방법으로 대항했다.
평지전에서는 미군의 첨단무기가 효과를 발휘했지만 산악전에 들어가면 미군이 자랑하는 B-52 같은 고공폭격기, 토마호크 같은 순항미사일, 무인정찰기, 첩보위성이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탈레반군이 험준한 산악지대에 흩어지기도 하고 난민에 섞이기도 하면서 게릴라전을 벌이면 미군은 엄청난 사상자를 낼 수밖에 없었다. 이 결과에 따라 미군 지휘부는 이번 전쟁에서는 소단위 부대로 작전하고 도시나 마을을 공격할 때는 휴대용 무전기로 교신하면서 다방면에서 동시에 포위를 좁힌다는 방침이다.
탈레반군이 공격할 때는 항상 산악지대의 보급로에 매복해 있다가 기습작전을 폈다. 1980년대 옛 소련군이 무자헤딘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던 바로 그 방식이다. 미군 헬기는 스팅어 미사일에 번번히 격추됐으며 증원군을 태운 후속 헬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탈레반군은 파키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에 배치된 미군 전투기들을 상대로 테러를 하기도 했는데 이 때는 미국에 반감이 많은 현지 회교도의 정서를 십분 활용했으며 테러리스트들은 개스보급차량를 운전하는 현지인으로 둔갑했다. 이 같은 테러는 다른 나라에 있는 미국대사관이나 다른 나라를 순방중인 미군 전함을 상대로 이뤄지기도 했다.
탈레반군은 미군을 상대로 직접 생·화학전을 벌이지 않고 현지에 남는 양민들에게 바이러스를 살포해 미군이 진주하면 감염되게 했다.
죽은 반군의 시신이 길거리에 나뒹굴고 그 옆에서 부인이나 자식들이 통곡하는 모습이 보도될 수 있도록 CNN 기자들을 위해 ‘만반의 준비’도 했다.
미점령군이 아프간 여성을 강간했다는 얘기 같은 것이 있으면 이슬람계 언론에 반드시 알려주고 실제로 이런 얘기가 없으면 만들어낸다. 이 같은 날조 가운데는 "기독교 전파가 미군의 진짜 목적"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을 때는 잠시 사라지거나 아예 전투를 하지 않는 것도 미군으로서는 괴로운 대응이었다.
일반적으로 전쟁게임은 짧으면 며칠 길면 몇달씩 계속되며, 대부분 컴퓨터로 끝나지만 여기서 나오는 일부 아이디어는 실병력이 동원되는 훈련에 응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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