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1일의 뉴욕 및 워싱턴 테러 이후 미 전국이 애국물결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이와는 정반대 개념인 반전과 새로운 평화운동도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다. 최근 UC 버클리에서는 2,500명의 학생 및 일반인이 참가, 전쟁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동부 보스턴과 캠브리지에서도 대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평화의 행진을 벌였다.
5,0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세계무역센터 테러의 현장인 뉴욕에서도 유사한 집회가 거행돼 사람들의 미묘한 관심을 모았다.
250여명의 대학생들이 참가한 뉴욕대학 강당에서의 반전집회에서는 국제 사회주의자기구의 셰리 울프가 다음과 같이 외쳤다.
"현재 전쟁을 원하는 국민적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우리는 이에관해 정부를 비판하고 질문할 분명한 권리를 갖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반전운동이 태동하고 있다는 초기징후라고 볼 수 있다.
운동가들은 여러 가지 이슈를 내걸고 빠른 행보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구소련과의 10년에 걸친 전쟁과 오랜 내전으로 이미 피폐된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에 대한 전쟁반대에서부터 민권침해에 대한 저항, 증오범죄로부터 미국내 아랍계 및 회교도의 보호등 다양하다.
이들은 강연회형식의 집회조직, 항의시위주도등을 꾀하고 있다.
최근 버클리 캠퍼스에서 열린 집회는 전국 36개주 146개 대학에서 동시에 개최된 항의시위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현재의 미국적인 분위기속에서 반전이나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은 매우 까다롭고 민감한 문제다.
60년대 급진적 반전운동가출신의 뉴욕대 교수 토드 기틀린마저 성조기를 자신의 발코니에 걸어놓고 있는 요즘같은 애국적 상황에서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바로 비난의 대상이다. 최악의 경우는 반역자로 규정될 수도 있다.
지금 반전 및 평화운동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난제는 테러대참사의 비극을 간과하거나 안전에 대한 절대적인 필요성을 과소평가하지 않으면서 미국정부와 그의 정책에 반대하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테러 이후 첫 며칠동안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뜻에서 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분석을 피했다. 현재가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미국의 목적이 정의이지 보복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D.C. 녹색당의 스캇 맥라티(43)는 주장한다.
이번 테러대참사를 계기로 전통적인 평화단체들이 새로운 추진력을 얻게될지는 아직 확실치않다. 반핵단체의 후신 가운데 하나인 워싱턴 D.C.의 ‘피스 액션’은 지역분회를 본격가동하고 모금활동을 벌이는가하면 새로운 회원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1960년대를 휩쓸었던 평화와 사랑의 사조가 복귀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과히 많지 않다.
"60년의 열병처럼 번졌던 반전과 평화의 분위기가 다시 조성되지는 않을 것이다. 젊은 세대는 이를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볼 것이다"
피스 액션의 홍보책임자 스캇 린치는 전망한다.
반전 및 평화주의자들은 감정적으로 격앙된 현재의 분위기가 보다 이성적인 판단력을 수용할 수 있게되길 희망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