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들아, 물렀거라!’
개그맨, MC, 가수 등 다른 직종의 연예인들이 연기가 본업인 탤런트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정식 드라마나 시트콤에 출연, 만만치 않은 연기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의 잦은 외도는 쓸만한 배우도 부족하지만 한편으론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송사의 전략이기도 하다.
방송사는 주인공 자리까지 연기자가 아닌, 개그맨과 가수들에게 내주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황
개그맨 김국진은 지난 여름 단연 화제였다. <테마게임>에 출연하며 연기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아무도 그를 개그맨이 아닌, 연기자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 김국진이 MBC TV 미니시리즈 <반달곰 내 사랑>의 주인공이 된 것. 그는 <반달곰 내 사랑>에 이어 10월말 시작할 MBC TV의 새 시트콤 <연인들>에 출연한다.
SBS TV 일요시트콤 <여고시절>에선 아나운서 출신 유정현과 임성민이 활약하고 있다. 이미 유정현은 SBS TV 주말극 <부자유친>에 출연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 <여고시절>은 5년만에 연기자로의재 변신이다. 임성민은 연극 무대에 선 후 TV에선 처음으로 연기자로 등장했다.
또한 <반달곰 내 사랑> 후속으로 17일부터 시작할 MBC TV 미니시리즈 <가을에 만난 남자>에는 가수 권인하가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한다. 권인하 역시 연기자 변신은 처음이 아니다. 92년 <창밖에는 태양이 빛났다>에서 주인공 역을 소화한 바 있다.
가수 소찬휘도 KBS 2TV 시트콤 <멋진 친구들>에 출연한다. 극중에서도 가수로 출연하는 소찬휘는 자신의 여성적인 매력을 한껏 발산할 예정. 가수 장나라는 MBC TV 시트콤 <뉴 논스톱>에 출연중이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현재 MC로서 방송계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강병규도 11월부터 방송될 KBS 2TV 시트콤 <잘난 체 하지마>에 출연해 본격적으로 연기에 도전한다.
▲쉽지는 않다.
가수나 개그맨들의 연기 변신은 시트콤을 통해 주로 이루어진다. 시트콤 역시 철저히 계산된 연기를 해야 하지만 극의 특성상 아무래도 정극 보다는 편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트콤에서는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더라도 시청자들 역시 이를 애교로 봐주기도 한다.
비록 시청자들이 이해하고 넘어간다고는 하지만, 이해의 시간은 길지 않다. 처음엔 애교로 봐주지만 연기를 잘 못하면 ‘도대체 뭐 하는 거냐?’라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가차없는 비판은 채널 돌리기로 이어진다.
<반달곰 내 사랑>을 통해 정극에 도전한 김국진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연기 시작 전 내 스스로 최면을 걸 때도 있다. 하지만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고 말한다. 유정현도 “연기를 잘 했으면 연기자가 됐겠지만, 이게 내 길은 아니다”고 밝혔다.
▲왜?
가수나 개그맨들의 탤런트 외도는 원천적으로 배우 기근 때문이다. 꽤 비중있는 배역인데 꼭 맞는 연기자를 찾을 수 없는 현실.
김국진도 여러 탤런트를 후보에 올렸다 난관에 부딪히자 “그렇다면 차라리 김국진이 낫다”는 내부 결단(?)으로 이뤄졌다.
김국진과 권인하를 잇달아 미니시리즈에 캐스팅한 MBC TV 이은규 책임프로듀서는 “식상한 배우의 틀에서 벗어나 시청자들에게 참신함을 줄 수 있다. 가수나 개그맨에게서는 탤런트들과는 전혀 다른 개성이 나올 수 있고, 시청자에게 또 다른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밝혔다.
거기에 방송사로선 적지않은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방송계에서 이들의 출연 자체가 재미있는 화제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연예인들의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전략도 한 이유가 된다. 가수가 노래만 잘해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은 이미 꽤 오래 전부터 굳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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