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인기상승에 기여한 공로를 감안하면 연봉 2,000만달러,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9일자 LA타임스에 실린 T.J. 사이머스 칼럼의 첫 문장이다. 박찬호(LA 다저스)가 모처럼 주류언론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천만의 말씀. 유머러스하면서도 신랄한 독설과 전혀 상대사정을 봐주지 않는 무자비한 비평으로 유명한 사이머스가 누구를 칭찬할 리가 만무하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다음 문장은 컬럼의 진의를 드러내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박찬호와 계약하길 원한다. 하지만 가장 절실하게 그를 원하는 사람들은 마크 맥과이어, 배리 본즈, 새미 소사 등. 이들은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박찬호가 공을 던져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박찬호가 던진다면 본즈는 하루에 홈런 74개도 칠 수 있을 것이기 때문…."
더 이상 읽지 않아도 내용은 뻔하다. 박찬호가 누구보다도 기념비적인 홈런을 많이 얻어맞았다는 사실을 ‘팬 서비스를 화끈하게 했다’는 식으로 비꼰 것. 박찬호를 ‘홈런제조기’ 정도로 규정, 무차별 야유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는 지난주 본즈에게 역사적인 71, 72호 홈런을 맞은 것과 지난 1999년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같은 이닝에 그랜드슬램 2개를 허용한 것, 그리고 올해 올스타게임에서 칼 립킨 주니어에 고별홈런을 맞은 것 등 박찬호의 홈런 수난사를 빼놓지 않고 열거했다. 그는 박찬호를 배짱 없는 선수로 유명한 이스마엘 발데스(애나하임 에인절스)와 비교하면서 둘의 차이점은 에인절스가 쿼터를 아끼기 위해 박찬호를 잡으려는 전화도 걸지 않을 것이라는 ‘피니시 블로우’ 한방도 잊지 않았다. 한술 더 떠 편집자는 박찬호의 성 ‘Park’을 이용, ‘홈런타자를 위해 만들어진 팍(This Park Was Built for Long-Ball Hitters)’이라는 제목까지 붙었다. 여론의 눈앞에서 완전 샌드백 신세로 전락한 박찬호의 다저스 복귀 가능성은 날이 갈수록 더 희박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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