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정치인이자 종교인, 제2대 라흐바르(최고지도자)이자 독재자’-. 회교 시아파 신정체제 이란의 통치자 알리 하메네이의 간단한 약력이다.
그가 최고지도자가 된 것은 50세 때이다. 이란 회교공화국 창시자는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성공시킨 그의 스승 루홀라 호메이니다. 그 호메이니가 사망한 해는 1989년. 따라서 이란회교공화국 47년 역사의 3분의 2가 넘는 기간을 하메네이가 통치해왔다. 그 기간 동안 회교공화국은 사실상 군사독재체제로 굳어졌다. 하메네이 독재 권력의 조아(爪牙) 역할을 해왔다고 할까 하는 것은 이슬람 혁명수비대다. 호메이니가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창설한 제2의 군대로 일종의 친위대이다.
하메네이의 축복(?)아래 혁명 수비대는 2000년대 초에는 군사력은 물론, 정치, 경제력도 장악, 무소불위의 존재가 된다. 그 결과는 민생 경제의 파탄이다.
이와 함께 하메네이가 손을 대어온 것은 핵무기 개발과 테러수출이다.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 테러 네트워크인 이른바 ‘저항의 축’을 통해서 지역 패권세력으로서 회교 공화국의 존재를 과시해왔다.
그 유산으로 9000만에 이르는 이란국민들에게 돌아간 것은 빈곤과 억압뿐이다. 2025년 연말 민심은 결국 폭발했다. 대대적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것,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인터넷 차단과 함께 시위대에 대한 무차별 발포 등 초강경조치를 발동했다.
하메네이의 명령에 따라 보안군은 3만 명이 넘는 시위자들을 거리에서 학살한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헤즈볼라, 이라크 민병대 등 ‘저항의 축’과 관련된 외국 용병들을 자국민 학살에 동원한 것이다.
그 반(反)인륜적 사태는 결국 미국의 개입을 불러왔다. 수차례의 경고를 날렸다. 그리고 협상시도도 했다. 그러다가 급기야 마침내 2026년 2월 28일 미군은 이스라엘군과 함께 이란을 타깃으로 대대적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장대한 분노작전(Operation Epic Fury)’을 펼친 것이다.
작전전개 첫날 ‘신의 이름으로’ 36년 동안 군림해온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그것도 딸·사위·손녀 등 가족 4명이 함께 미군 공습으로 숨진 것이다.
‘하메네이가 죽었다’- 이 소식은 큰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동시에 이란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구구한 억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메네이는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그의 사망은 이란 국민들이 그들의 나라를 되찾을 수 있는 가장 큰 단 한 번의 기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사망 소식과 함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한 메시지다.
이란의 정권 교체, 더 나아가 이슬람신정체제 자체 전복을 위해 이란 국민이 봉기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하메네이 제거에 성공했다. 그러니 트럼프가 천명한 레짐 체인지에 한 발 다가섰다고 평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란의 정권교체, 더나가 이슬람공화국 체제 전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여전히 만만치 않다.
이란은 이번 전쟁에 앞서 하메네이의 사망에 대비해 국가운영 전반을 맡을 ‘플레이메이커’를 이미 확립했다.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인 알리 라리자나가 지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점에 주목, 이슬람공화국 체제는 계속 존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력히 제시되고 있다.
‘옥쇄를 각오하고 가능한한 미국에게 많은 인명피해를 안긴다.’ 이란신정체제의 대미항전전략이다.
하메네이는 제거됐지만 이란신정체제는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 인명피해 누적과 함께 전쟁피로감을 증폭시키면 중간 선거를 앞두고 반전의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상황이 장기화 될 때 미국은 의외의 복병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 컨버세이션지의 지적이다.
그리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은 깃발 아래 집결하는 효과를 가져와 국민봉기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이는 이슬람 신정체제가 3만 명 이상의 자국시민을, 그것도 외국용병까지 불러들여 학살한 사태를 겪은 이란국민의 정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서 나온 주장이 아닐까.
‘하메네이 사망소식이 전해졌다. 그러자 폭격이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시민들은 폭죽을 터뜨리고 환호했다’- 테헤란 발로 전해진 외신보도다. 이는 다름이 아니다. 미군의 공격은 정반대로 대대적 시위를 또다시 촉발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포린 어페어스의 진단이다.
그리고 외국용병의 이란 시민 학살사태 역시 그렇다. 그 아픈 경험은 이란 국민들이 과거와는 달리 미군을 해방군으로 받아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요약하면 그 누구보다도 진정으로 레짐 체인지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란 국민이다. 그런 그들의 염원이 이루어질 때 이란은 ‘베를린장벽 모멘트’를 맞게 된다는 것이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 지적으로 그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는 진단이다.
이란의 자유화는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정으로 이어지면서 유라시아대륙 전체로 거대한 지정학적 충격파를 몰고 올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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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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