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에 한인민족학교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65세의 할머니 선교사가 러시아땅에 살고 있는 한인 자녀들을 위한 민족학교 건립 기금 모금활동을 하며 미 전국을 누비고 있다.
김인혜 선교사가 지금까지 방문한 도시만 해도 워싱턴을 포함 LA, 샌프란시스코, 뉴욕, 오클랜드, 타코마, 시카고, 토론토,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 10여개. 앞으로 애틀란타와 마이애미도 갈 계획이다.
김선교사가 살고 있는 유즈노 사할린스크에 4만명, 사할린 전체에는 10만명 가량의 한인들이 있는데 이 지역 한인 자녀들에게 한국말과 역사, 문화를 가르치는 일이 시급해졌다는 김선교사의 말이다.
김선교사는 사할린에서는 2세에 속한다. 1세는 70-80대의 연령층이고 2세는 50대에서 60대, 3세는 30-40대다. 1세중에는 징용으로 탄광촌에 끌려온 사람이 많았지만 2세 이하는 제법 자리를 잡아 의사 등 전문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도 많다.
“2세부터는 대학 출신의 고급 인력이 많지만 러시아는 지금 너무 가난합니다. 월급도 제대로 못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 분위기도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마피아가 전부 장악해서 함부로 값비싼 옷이나 신발을 착용했다간 큰일 나기 쉽상입니다. 이제는 한인 마피아 조직도 생겼습니다.”
마피아들이 하도 물건을 강탈해가서 러시아 주민들 가운데는 스탈린 시절이 더 좋았다는 동포들의 자조섞인 말이 나올 정도다. 그 때는 자유는 없었어도 사회가 이렇게 혼란스럽지는 않았다는 것.
“북한 김일성 주석은 생전에 이곳에 한인 자녀들을 위한 초등학교를 세웠습니다. 죽고나서 학교는 없어졌지만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이곳 한인들의 민족 교육을 위해 깊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선교사가 한국 정부나 국회의원들에게 접촉을 시도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을 지냈던 황산성씨를 만나 도움을 요청했더니 처음에는 적극 돕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는데 얼마후 김영삼 대통령과 돌아섰다며 나몰라라 하는 바람에 허사가 됐다.
한국 교회들이 파송한 선교사도 있지만 그곳 주민들과 잘 융화하지 못해 큰 도움이 안되고 있다. 종교법이 바뀐 후 공공 건물에서 종교활동을 할 수 없게돼 상황은 더욱 악화됐고 적발된 사람은 강제 추방당하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김선교사가 지금까지 미혼으로 사할린에서 선교활동을 하게된 경위는 뭘까?
일본에서 태어난 김선교사의 가정은 불교를 믿었다. 16살 때 학질을 앓아 죽을뻔하다가 미국 의사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고 예수도 알게됐다. 해방후 한국에 돌아와 살다가 59년 서울신학대학에 들어갔고 건국대, 와세다대, 아세아연합신학대 등을 거쳐 88년 일본 호리네스 성결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선교의 볼모지 사할린에 95년 성결교인으로서는 최초로 발을 밟은 김선교사의 목표는 민족학교 건립 기금 30만달러를 모으는 일이다. 또 같이 동역할 선교사도 찾고 있다.
“사할린 동포를 잊지말아주십시오. 슈바이처같이 헌신된 사람없습니까bjlee@koreatimesd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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