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시리얼 킬러의 원조인 영국의 잔혹한 살인마 ‘잭 더 리퍼’의 이야기. 으스스하고 오싹하는 공포감을 조성하는 스타일과 무드를 갖춘 살인 미스터리 영화다.
영화와 TV 작품으로 여러 차례 만들어진 이 이야기는 1888년 가을 런던의 빈민가인 이스트엔드의 화이트 채플에서 발생한 끔찍하고 잔인한 5명의 창녀 살인사건. 런던이 히스테리와 공포에 휩싸이면서 온갖 풍문과 가십을 나았고 빅토리아 왕실이 개입됐다는 음모설까지 돌면서 ‘잭 더 리퍼’는 최초의 타블로이드 스타가 됐었다. 결국 범인은 잡히지 않았는데 제목은 범인이 영국 경시청 스코틀랜드 야드에 보낸 편지의 발신인 주소다.
마약과 범죄, 알콜과 폭력으로 절은 화이트 채플(프라하서 촬영)에서 창녀들이 처참하게 살해된다. 범인은 여자들을 살해 후 해부하듯 온몸을 갈가리 찢어버리고 내장을 꺼내간다(일찌감치 실크 햇에 망토와 정장을 한 범인이 해부용 기기가 든 의사 가방을 들고나서는 모습을 보여주며 범인의 윤곽을 암시한다).
사건을 맡은 형사는 아내와 갓난아기를 잃은 뒤 아편에 탐닉하는 젊고 총명한 프레드 애벌린(자니 뎁)과 그를 충실히 돕는 사전트 피터(로비 콜트레인). 프레드는 아편에 취했을 때 범행을 미리 환상으로 목격하곤 하는데(MTV 스타일로 표현되는데 시대극에 현대적 감각을 가미했다) 사건형장에서 얻은 단서로 범인이 돈 많은 지식계급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귀족 출신의 그의 상사는 프레드의 이런 의견을 무시하고 범인이 유대인이나 하류층일 것이라고 몰아댄다.
영화는 핏빛 살인 미스터리이면서 아울러 당시 영국사회의 계급 갈등, 부자와 빈자의 대결의식 및 귀족들의 위선 등 정치·사회적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이는 이 영화를 만든 LA 게토 출신인 쌍둥이 앨버트(촬영)와 앨런 휴즈(감독)의 평소 사회문제(’사회의 위협’ ‘죽은 대통령’)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프레드는 수사를 하면서 살해된 여자들의 친구인 미모의 창녀 메리(헤더 그래엄)와 접촉하게 되고 둘 사이에 로맨스가 여문다. 그리고 프레드는 범인이 쓰는 칼들에 관해 왕실주치의인 윌리엄경(이안 홈)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범인이 해부학 기술을 지닌 사람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프리메이슨과 왕세자를 비롯한 왕실이 살인에 관계됐다는 음모설은 끝에 범인이 밝혀지면서 낭설로 끝나는데 개인적 광기에 의한 살인사건임을 보여주는 마지막 살육장면이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정도로 끔찍하고 피투성이다. 이때까지 다분히 음악과 세트와 촬영 등 모든 것이 심리무드 위주로 흐르던 영화가 마지막에 화면에 온통 피 칠을 하는 바람에 김이 샌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어둡고 스산하며 내적 공포감을 주는데 휴즈 형제의 촬영과 스타일 그리고 감각적 솜씨는 훌륭하다.
R. Fo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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