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참사후 미 전국이 성조기로 넘쳐나고 있다. 미국인들은 어느 국민보다도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지만 국가적 위기 앞에서는 놀라운 단결력을 보여 왔다. 이같은 단결력과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미국에 발을 딛고 사는 우리들로서도 선뚯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미국은 과연 특별한 나라인가’는 전남대 사학과 김봉중 교수가 미국의 정체성을 규명해 보자며 쓴 책이다. 책의 제목은 가치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미국의 특별함을 전제로 그 역사적 배경을 파들어 가고 있다. 우리들도 잘 모르는 미국을 들여다 보는데 대단히 유용한 길잡이다.
저자가 미국의 정체성을 규명하는데 동원한 코드는 4가지이다. ‘서부 프런티어 개척’, ‘남북간의 다른 지역정서와 갈등’, ‘유럽과는 다른 미국만의 독특한 민주주의’, 그리고 ‘다문화주의’가 그것이다.
광활한 서부개척을 통해 프런티어들은 새로운 환경과 자연속에서 개인주의와 낙천주의등 독특한 국민성을 형성했으며 이어지는 이민의 물결속에서 서부라는 광활한 미지의 세계는 이민자와 토착민들간의 갈등을 완화시키는 완충역할을 할수 있었다. 누구나 평등하게 시작할수 있다는 믿음은 바로 서부개척을 통해 미국적 가치로 자리 잡을수 있었다.
남북갈등의 역사도 눈여겨 볼만하다. 왜 미국이 동족상잔의 참극을 겪어야 했는지와 이후 지역간의 갈등과 상처가 어떻게 봉합되고 치유돼 왔는지 이 책은 상세한 설명을 해 준다. 그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으며 지금까지도 남과 북은 인종, 이민, 가정문제등에서 상당히 다른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민자로서 가장 관심이 가는 주제는 다양한 구성원간의 사회 경제적 갈등이다. 18세기와 19세기가 유럽계 이민자들간의 대립 시대였다면 지금은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안등 유색인종과 백인들간의 갈등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그래서 21세기에 미국은 전무후무한 ‘문화전쟁’에 휩싸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미국 역사도 분명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돼 있다. 그런 가운데도 이 나라를 하나로 묶어 온 것은 "미국은 뭔가 특별하다"는 의식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었다. 19세기 미국을 돌아 본후 불후의 저작 ‘미국의 민주주의’를 쓴 프랑스의 토크빌을 놀라게 했던 건 바로 특별함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런 자부심이었다.
주제에 대한 진지한 접근속에서도 역사학도가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쓰여져 있어 읽는 재미를 높여준다. 우리가 뿌리를 내리고 사는 미국에 대해 좀 더 폭넓게 알기 원한다면 한번 꼭 읽어 보길 권한다.
<조윤성 기자>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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