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태국 영화인가. 이번 부산영화제에 특별전 ‘타이영화의 힘, 뉴 타이 영화와의 근접 조우’를 마련한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이렇게 설명했다.
“여러모로 한국과 유사하다. 아시아 영화의 중심이 중국, 이란, 한국을 거쳐 태국으로 확장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태국 영화는 우리에게 너무나 낯설다. “태국에도 영화가 있나”할 정도로 존재조차 모른다.
겨우 한 달 전에야 ‘방콕데인저러스’(감독 옥사이드 & 대니 팡)란 영화가 처음으로 국내 극장에서 개봉될 정도였다.
그러나 ‘방콕데인저리스’을 본 관객이라면 태국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느와르 액션, 희망 없는 뒷골목 젊은이, 점프컷과 CF적인 화면, 줄거리보다는 감각적인 이미지를 중시하는 경향.
낯익다. 이미 홍콩 영화에서 시작해 유행처럼 한국을 거쳐간 것들이다. 아직은 독창적 미학이 아닌 ‘홍콩 영화의 모방 단계’이다. 그러나 그 속에 태국 영화의 미래가 있다.
그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다름아닌 90년대 후반에 등장한 젊고 유능한 뮤직비디오와 CF 출신의 감독과 제작자이고, 해외에서 그들을 주목하고 있으며, 그들의 성공으로 자본이 새롭게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도 연간 100여 편에 달하던 자국 영화가 90년대 후반에는 20편으로까지 줄었다.
그러나 1997년 3명의 신인 감독(논지 니미부트르, 옥사이드 팡, 펜엑 나타나루앙)의 등장으로 화려한 부활을 시도했다.
논지 니무부트르는 데뷔작 ‘댕 버럴리와 그 일당들’로 기존 타이 영화의 흥행 기록을 깼고, 99년에는 한국의 ‘쉬리’처럼 ‘낭낙’으로 ‘타이타닉’을 침몰시켰다.
‘방콕데인저러스’ 역시 토론토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위시트 사사나티엥의 ‘검은 호랑이의 눈물’과 함께 2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 결과 97년 12%였던 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는 2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국 영화는 과거의 청소년 영화에서 탈피해 다양한 장르를 추구하고 있으며, 같은 이야기라도 전혀 다른 해석과 감각으로 제작되고 있다. 투자의 증가는 중견 감독들의 부활까지 유도하고 있다. ‘아시아영화의 창’인 부산영화제가 창을 활짝 열고 태국 영화 11편(장편7, 단편4)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이유이다.
◇ 장편 상영작
‘방라잔’(감독 타니트 지트나쿤), ‘골 클럽’(감독 키티코른 레오 리와우시라콘), ‘잔다라’(감독 논지 니미부트르), ‘킬러 타투’(감독 유틀럿 시파팍),‘달 사냥꾼’(감독 반디트 리타콘), ‘수리요타이’(감독 차트리찰레름 유콘), ‘통을 찾아서’(감독 티라톤 시리푼바라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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