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사표’ 소녀의 행복 나누기
▶ ★★★★½
환상의 세계에서 사는 수줍은 처녀가 남을 행복하게 해주면서 얻는 삶의 기쁨을 희롱하듯 경쾌하고 재빠르게 엮은 환상과 마법이 넘쳐흐르는 매력적인 로맨틱 코미디다. 어찌나 귀엽고 상냥하고 또 마음 흐뭇한지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지면서 영혼과 몸이 공중에 떠다니는 기분이다.
프랑스에서 올 초 개봉돼 공전의 빅히트를 했고 시라크 대통령이 보고 "멋있어"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영화가 환상이라는 것을 마음껏 뽐낸 작품인데 감독 장-피에르 죄네(’잃어버린 도시의 아이들’ ‘에일리언 4’)의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비상한 창의력이 경탄스럽다. 그리고 파리 시내 곳곳을 다니며 찍은 풍경은 또 얼마나 아름답고 낭만적인가.
검은 단발머리에 놀란 토끼 같은 큰 눈을 한 아멜리(소녀 모습의 오드리 타투가 사뿐한 연기를 한다)는 몽마르트르의 ‘2개의 풍차’ 카페 웨이트리스. 자기만의 환상세계를 즐기는(노트르담 성당에서 뛰어내린 관광객에 깔려 죽은 엄마를 비롯해 아멜리가 꿈속에 살게 된 이유가 서막에서 과속으로 묘사된다) 아멜리는 어느 날 아파트 마루바닥 밑에서 어린아이의 보물함을 발견, 임자를 찾아주기로 한다. 물론 자기 정체를 밝히지 않은 선행.
중년의 남자가 자신의 소년시절 추억을 집어들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본 아멜리는 이때부터 자기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로 결심하고 행동에 나선다. 아멜리가 하는 일은 대부분 선행이지만 아주 가끔 나쁜 사람은 혼도 내준다. 고독한 중년의 동료 웨이트리스와 허구한 날 카페에 앉아있는 남자를 맺어 줘 카페 화장실서 야단스런 섹스가 진행되고(감독의 다른 영화 ‘델리커테슨’이 생각난다) 아래층에 사는 아주머니에겐 집 떠난 남편이 30년 전에 쓴 편지가 뒤늦게 도착한다.
그런데 아멜리가 즉석사진 부스에 버려진 사진 조각들(앨범 속의 사진들이 움직이고 말한다)을 수집하는 것이 취미인 섹스샵 종업원 니노(마티에 카소비츠)에게 연정을 느끼게 되면서 여태껏 남에게만 행하던 선행을 자신에게도 행할 수 있을 것인지. 아멜리가 자기 정체를 숨기고 니노에게 접근하는 수단이 탐정영화 같다. 미풍 같은 서정적인 영화로 촬영과 음악도 좋다.
R. Miramax. Zoe. 로열(310-477-5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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