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이한 감정, 병든 관계 ‘하나로 가는’ 두 남자
▶ ★★★★½
관계의 중독에 관한 괴이하고 어두운 프랑스 심리 스릴러로 감정과 마음이 변태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기분이다. 서스펜스 미스터리와 복제인간 공상 과학영화의 분위기마저 느끼게 되는 매우 병적인 재미가 있는 영화다.
돈 많고 호의호식하고 잘 차려 입은 부르좌의 고독과 소외감을 말했다고도 할 수 있고 또 인간의 새도매조키즘 본성을 묘사한 정장한 사이코 스릴러이기도 하다. 잘 정돈된 외형미와 함께 깨끗하고 단정한 사람들이 벌이는 기만과 집념의 위험한 게임이어서 더욱 마음이 어수선해진다. 굉장히 치밀하고 혼잡스럽고 또 암흑 같이 깊고 세련된 영화로 보는 사람의 지성과 심리에 상처를 입히고 있다.
고독하고 과묵하며 병적으로 꺼리는 게 많은 돈 많은 중년 사업가 프레데릭(베르나르 지로도의 우울하고 조용한 연기가 압도적이다)은 식사를 하던 식당의 젊은 웨이터 니콜라(장-피에르 로리)를 자신의 시식가로 고용한다(영화는 결과를 미리 알려주고 과거 회상식으로 진행된다). 니콜라의 처음 임무는 음식에 프레데릭이 싫어하는 생선과 치즈가 섞여 있는지를 시식하는 것.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할 뿐 프레데릭은 니콜라의 입맛을 자기와 같게 만들뿐 아니라 점차 니콜라의 개성과 생각과 가치관과 감정마저도 자기와 같게 만들어간다. 니콜라는 프레데릭의 이같은 인간조작 시도에 흥미를 느끼면서 둘의 관계는 떼어놓으려야 떼어놓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프레데릭의 부와 생활 스타일에 익숙해지며 자의반 타의반 식으로 변신해 가는 니콜라는 마침내 애인 베아트리스(플로랑스 토마상)마저 버리고 프레데릭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다. 니콜라는 프레데릭이 자신을 조작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처음에는 마치 게임 하듯 그에 대응하나 이 뒤틀린 관계의 게임은 마침내 치명적인 중독성을 내뿜으면서 니콜라를 완전히 점령해버리고 만다.
프레데릭이 니콜라를 서서히 자신의 복사판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니콜라는 옷차림은 물론이요 얼굴마저도 프레데릭과 닮아 가는데 이런 병적 관계 속에 차츰 증오와 폭력의 씨가 뿌려진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동성애적 기운도 보이나 그것은 암시만 될 뿐인데 어떻게 보면 둘의 관계는 빗나간 부자의 관계이기도 하다. 대단히 애매모호한 관계놀이와 조작의 영화다.
성인용. 베르나르 랍 감독. 15일까지 뉴아트(11272 샌타모니카, 310-478-6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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