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괄시받던 천덕꾸러기가 마법사로
▶ ★★★½(5개 만점)
6세에서 12세 정도 나이의 꼬마들이나 볼 영화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식의 영화로 표면상으로는 뭔가를 잔뜩 늘어놓았으나 정작 알맹이 있는 것은 없다. 너무 원작에 충실하려고 이것저것 다 집어넣다 보니 산만하기 짝이 없게 됐다.
나 혼자 재미없게 봤나 싶어 LA 영화비평가협회 동료인 해리엣 로빈스에게 전화로 반응을 물었다. "너무나 실망했다. 익사이팅한 것이란 하나도 없으며 시종일관 횡설수설하고 있다"면서 "크리스 컬럼버스의 이류 솜씨가 그대로 드러난 영화"라고 혹평을 해댔다.
기라성 같은 영국의 스타들과 최첨단 컴퓨터 특수효과 그리고 장려한 세트와 다채로운 의상을 비롯해 모두 A급인 촬영감독 존 실과 작곡가 존 윌리엄스를 사용했지만 막상 별일 없는 에피소드 나열식의 타작이다.
사악한 마법사 볼디모트(이안 하트)에 의해 부모가 살해되고 자기는 이마에 번개모양의 상처가 난 해리 포터(대니얼 래드클립)는 이모 집에서 온갖 학대를 받고 자란다. 해리가 11세가 되던 해 마법사 학교 호그와츠의 거인 수문장 하그리드(로비 콜트레인)가 찾아와 해리의 부모는 마법사였다며 해리의 호그와츠 입학을 통보한다.
해리는 긴 흰수염의 알버스 교장(리처드)과 고양이로 변신하는 맥고나갈 여교감(매기 스미스)이 돌보는 학교에서 동급생인 빨강머리 론(루퍼트 그린트)과 깜찍한 소녀 허미온(에마 왓슨)과 3총사를 이루며 온갖 마술을 배운다. 호그와츠는 교과 내용이 빗자루 비행술과 묘약 제조 등 마법이긴 하나 나머지는 다 일반 학교와 같아 학생들간의 우정과 경쟁이 있다.
넘버원 마법사가 될 운명을 지닌 해리는 영원한 생명을 전해주는 마법의 돌을 둘러싸고 원수인 볼티모드와 치열한 대결을 벌이면서 영화는 속편을 예고하며 끝난다. 무덤덤한 영화에서 다소 신나는 것은 농구와 럭비와 하키를 섞어놓은 듯한 빗자루 타고 비행하며 벌이는 경기 퀴디치와 마법의 돌을 지키는 실물 크기의 체스의 말들의 격렬한 칼부림.
비행하는 모터사이클, 말하는 뱀과 우편배달원 올빼미들, 떠 있는 초와 호박, 욕망하는 것이 보이는 욕망의 거울, 투명인간으로 만들어주는 망토, ‘슈렉’ 닮은 거대한 괴물과 난쟁이 도깨비, 또 머리가 셋인 개와 날아다니는 열쇠, 말하는 모자와 움직이는 사진과 그림 및 스트라디바리우스처럼 아이들이 경외하는 님버스 2000 빗자루 등 마치 핼로윈 파티용품 가게에 들른 듯하다.
선과 악의 대결과 가족의 중요성 등을 얘기한 철저한 아동용 영화로 크리스 컬럼버스는 절대로 일류가 될 수 없는 감독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PG.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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