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앞에서 종치며 서 있으면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구세군 자선냄비가 지난 19일부터 LA 한인타운에 등장했다. 연말 대표적 거리 풍경 중의 하나인 자선냄비는 허겁지겁 나만을 위해 살아온 삶을 잠시 멈추고 이웃을 돌아보며 한해를 마감하자는 무언의 호소.
딸랑딸랑 종소리로 행인들의 마음속에, 잊고 있던 ‘이웃’을 상기시켜주는 것이 자선냄비 봉사자들의 일인데 그 일이 쉽지만은 않다. 봉사자들은 말한다.
“외면하고 지나가는 사람들 앞에서 계속 종을 치고 있노라면 초라한 느낌도 들고,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은 생각도 들지요. 처음 한시간이 제일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그리고 텅 비었던 냄비가 차오르는 것을 보면 마음에 기쁨이 솟고 보람을 느낀다”고 구세군 나성영문교회의 이설주사관은 말한다.
한인타운을 관할지역으로 하는 나성영문교회의 올해 자선냄비 목표액은 5만달러. 봉사자들은 대형 한인마켓, 미국 수퍼마켓등 9개 장소에서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30여일간 봉사를 한다. 모금 일정이 이렇게 긴 것은 목표액이 기대대로 잘 달성되지 않기 때문.
“자선냄비 앞에 서 있으면 재미있는 현상들을 보게 됩니다. 우선 주차장에 좋은 차가 들어오면 우리는 별로 기대를 안합니다. 샤핑을 많이 해서 양손에 샤핑백을 잔뜩 든 분들도 별로 성금을 내지 않아요. 있는 사람보다는 없는 사람, 어려움을 아는 사람들이 이웃돕기에 더 너그럽습니다”
“좋은 일 한다”는 격려와 함께 웰페어 탄 생활비를 쪼개서 들고 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1년 내내 모은 동전함을 들고 오는 정성어린 손길들은 봉사자들에게 용기를 부어주는 고마운 분들. 그런가 하면 자녀들 손에 돈을 쥐어주며 냄비에 넣으라고 가르치는 부모들을 보면 또 다른 보람을 느낀다.
자선냄비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91년 샌프란시스코에서였다. 갑작스런 재난으로 1천여명이 슬픈 성탄절을 맞게 되자, 이들을 도울 방법을 놓고 고민하던 구세군의 조셉 맥피 사관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그는 큰 쇠솥을 거리에 내걸고 그 위에“이 솥을 끓게 합시다”라고 써붙였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옷가지, 돈, 식품등 가진 것을 내놓으면서 불우한 이웃들이 따뜻한 성탄을 맞았고, 그것이 유래가 되어 현재 100여개국에서 자선냄비가 이웃돕기의 전통이 되고 있다.
자선냄비와 관련해 잘못 알려진 사실 한가지- 구세군 교인들만이 봉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것. 누구나 자원봉사 할수 있고, 봉사 인력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 모두가 시간이든 돈이든 이웃과 나눈다면 경기침체로 추운 이 계절에 온기를 불어넣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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