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만 봐도 가슴이 철렁’
작년 12월 대전과 대구, 경주 등지에서 잇달아 발생한 은행 강도 사건 수사관들이 영화 ‘아프리카’(신승수 프로덕션, 신승수감독) 때문에 죽을 맛이다. 네 여배우들이 권총을 들고 있는 포스터만 봐도 연신 줄담배를 피운단다. ‘아프리카’에 4인조 강도가 권총을휘두르며 은행을 터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남의 일이 아닌 것.
대전 국민은행 권총 살인강도와 대구 기업은행 엽총강도, 경주 현금 수송차 절취사건 수사는 현재까지 모두 오리무중에 빠진 상태. 이들 세사건은 ‘아프리카’와 범행 형태가 조금씩 유사하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사람을 해치지 않고 결말도 해피엔딩이다.
본의 아니게 4인조 강도가 된 이요원 김민선 조은지 이영진 등 N세대 네 여배우들은 불법무기를 소지하는 동안 잠시나마 세상을 다 가져본다.그렇다고 그들이 국가 전복이나 테러를 일삼는 건 아니다. 갑갑한 일상에서 잠시 일탈, 사회 질서를 약간 어지럽힐(?) 뿐이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대리 만족과 통쾌함을 맛본다.
F학점을 받고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해고된 지원(이요원)과 지도교수에게 온갖 수모를 겪은 소현(김민선)은 훌쩍 강릉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남자친구에게 빌린 자동차에서 권총 두 자루를 발견하면서 일이 복잡해진다. 이 권총은 강력계 형사 김 반장과 조폭 중간보스 날치의 것. 그들 역시목숨 걸고 권총을 찾느라 웃음을 선사한다.
4인조 미녀들은 전국을 누비며 은행과 편의점, 의상실, 골프 매장, 야구장 매표소 등지를 닥치는 대로 턴다. 그들이 출현하는 곳은 곧바로무법 천지로 바뀐다. 평소 여자를 무시하던 남자들도 권총 앞에서 쩔쩔 매는 모습을 보며 쾌감을 느낀다.
대구 기업은행 엽총강도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남부 경찰서 박학영 경사는 ‘아프리카’ 소식을 듣고 "우리도 영화에서처럼하루 빨리 총을 찾겠다. 용의주도한 사건이지만 끝까지 추적, 반드시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는 예쁘고 귀여운 네 미녀의 좌충우돌기이지만 은행강도 수사본부 형사들에게는 놀란 가슴 또 한 번 철렁하게 만드는작품이다.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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