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80대 할머니들이 웬 카지노를 다니지? 노인 대상 카지노 관광이 많기는 많은 모양이야”
21일 오렌지카운티에서 80대 할머니가 카지노 관광후 귀갓길에 차에 치여 숨진 사건이 보도되면서 카지노 관광이 화제로 떠올랐다. 숨진 권경순(83) 할머니는 이날 한인 노인 50여명과 단체로 LA 인근 카지노에 다녀온 후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층에는 다소 생소한 카지노 관광은 한인 노인들 사이에서는 익히 잘 알려진 나들이겸 오락이다. 10-20달러만 내면 멀리 라스 베가스, 팜스프링스 등지로 바람을 쐬러 나갈 수 있으니, 언어소통 안되고 차편이 없어 발 묶인 한인 노인들에게는 좋은 기분전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런 싼값에는 관광버스의 기름값도 제대로 안 나온다는 사실에 있다. 봉사단체도 아닌 관광사가 어디서 이익을 보기에 사업을 계속 하는 것일까. “심하게 말하면 노인들을 볼모로 잡는 것”이라고 관광업계의 한 인사는 말한다. 단체 관광객을 데려가면 카지노로부터 일종의 사례금을 받는데, 카지노에 맛들인 노인들이 계속 늘어나니 카지노 관광은 수그러들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이른 아침 올림픽가의 H마켓 앞에 가보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줄을 지어 서있고, 버스들이 꽉꽉 찬다”고 노인들은 귀띔한다. 60대 초반의 한 할머니도 몇 달전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팜스프링스 관광을 다녀왔다.
“건강 온열기 무료 이용장에서 알게된 할머니가 20달러만 내면 관광하고 푸짐하게 갈비 점심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따라가 봤지요. 먼저 30달러를 내면 나중에 10달러를 돌려준다고 하더군요”
목적지에 도착하니 어느 모텔 수영장에서 정말로 점심을 잘 먹여주었다. 그런데 점심식사가 끝나자 “남고 싶은 사람은 제외하고 모두 카지노에 갈테니 버스에 타라”고 했고, 카지노에 가니 10달러씩을 나눠주었다.
“나는 몸이 안좋아서 카지노 근처 나무그늘 밑에 종이를 깔고 누워 있었어요. 다른 할 일도 없어서 4시간을 꼼짝 못하고 기다리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카지노관광이 성하면서 생활비로 탄 웰페어를 모두 날리거나, 남에게 빚까지 져서 곤경에 처하는 노인들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돈에 눈이 멀어 자제력을 잃는 노인들, 오락이 마땅치 않은 노인들의 허한 마음을 이용하는 카지노 관광업체들 - 모두 커뮤니티가 관심을 가져야할 숙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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