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여성의 창" 집필을 부탁 받았을 때 부담감을 느꼈다. 일주일에 한 번 나가게 될 나의 칼럼이 아까운 신문 지면 및 바쁜 독자들의 시간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으로. 낭비를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겠다. 오늘은 지면 관계상 필자가 생각하는 "전문 통역"에 대하여 짧게 이야기하고 다음 칼럼부터는 다양한 "사랑"의 종류-남편의 사랑, 딸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 등-에 대해 다루며 독자들과 친밀해질 것을 기대해 본다.
통역이란?
통역에게 "영어/우리말 참 잘하시네요"라는 말은 결코 칭찬이 될 수 없다. 그것은 목수에게 "좋은 망치 갖고 계시네요"하는 바와 전혀 다를 바 없다. 좋은 망치만 쥐었다고 누구나 목수(장인)가 될 수 없듯이 언어만 가졌다고 통역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미 연방법원의 한 직원이 한 말을 여기 인용해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2개 국어를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통역을 할 수 있다고 믿는데, 이는 두 손을 가진 사람은 자동적으로 일류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다라는 말과 같다."
통역을 하기 위해서는 대졸 수준의 모국어 두 개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 말은 꼭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그 수준으로 어휘가 풍부해야 한다는 말이다. 학교 다닐 때 영어를 좋아해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거나, 영문학 박사 학위가 있다고 해서 또는 미국에서 대학을 나오거나 미국에서 자랐는데도 어려운 한국말 곧잘 알아듣는다고 해서 아무나 통역이 될 수는 없다. 통역은 "언어에 대한 열정을 가진 예술가"라고 필자는 감히 정의 내리고 싶다. 거기에 덧붙여 민첩성과 순발력을 요하는 직업이 바로 통역인 것이다.
이렇기에 "당신이 전문 통역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 선뜻 "네,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기 어려움을 종종 느낀다. 목수가 자기가 사용하는 공구에 녹이 안 슬게 기름을 쳐 주어야 하듯이 통역도 사용하고 있는 언어에 녹이 슬지 않도록 계속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 언어도 생명을 가지고 있어 계속 변모하고 진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고문을 전문가의 해석 없이 이해할 수 없듯이. 필자는 하나의 언어를 완벽하게 아는 것도 어려운데 두 개의 언어와 씨름을 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거기에다 철저한 윤리 강령-비밀 엄수, 100% 정확성 보장, 항상 배우는 자세 등-이 철칙처럼 따라야 한다. 통역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모국어부터 우선 완벽하게 토대를 다지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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