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째 화상을 하면서 지난 1994년부터 북한 그림 수집에 몰두해 온 하워드 리씨가 털어놓는 북한 경험담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1994년 평양축전을 구경하러 처음 북한에 갔을 때 3일간 화장실도 못 갔어요. 어릴 때부터 북한에 대해서 배운 새빨간 얼굴에 뿔달린 공산당이라는 선입견 때문이었죠.”
북한 그림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청한 발걸음이었지만 이씨의 첫 북한 방문은 금강산의 아름다운 경치마저 제대로 느낄 수 없게 했다. 4일째 되는 날부터 서서히 거리의 사람들 얼굴이 보이기 시작하고 평양 시가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고려호텔 들어가는 벽에 금강산을 그린 대작이 걸려있었어요. 북한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 수집해 둔 자료로 감상법을 열심히 공부해 두었는데 실제로 접하니 북한의 사실화는 표현의 정교함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북한 그림은 정치적인 영향으로 서양화에서 볼 수 있는 자유로운 표현과 자연스런 색조는 찾아볼 수 없지만 빛의 방향, 굴절 등 사실에 근거한 표현은 사진에 비등할만큼 정교하다고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사실화는 생동감이 없는 것처럼 인식하지만 정적인 산수 표현속에는 자연의 움직임이 있는 그대로 정교하게 표현돼 있다고 설명했다.
“파도 표현 하나만 감상하는데도 7-8시간을 봐야 파도의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요. 북한 화가들은 한 폭의 산수화를 그리기 위해 식량을 준비해 산이나 계곡을 찾아 자연속에서 도를 닦듯이 그림을 그리거든요.”
그는 뉴욕서 지난 1월에 개최된 북한 그림 전시회에는 한인회장, 평통회장 등이 참석, 개막 테이프를 끊었다며 시카고에도 올해는 북한에 대한 시각이 바뀌는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가 개최하는 ‘북한 산수화전’은 8일부터 17일까지 포스터 커뮤니티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며 이번 전시회에는 최근 입수된 유화를 포함, 인민화가, 공훈화가, 1급 화가들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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