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9같은 폭동 다시는 없어야"
▶ UCI서 아시안-아메리칸 컨퍼런스 열려
남가주 한인 이민역사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아픔으로 기록된 4·29 LA폭동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미국 내 소수민족 사회에서 이같은 불행한 사태가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폭넓은 공감대가 미전국 아시안 학생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9일 UC어바인(UCI)에 열린 아시안-아메리칸(태평양 연안국가 출신 포함)들의 자아인식을 위한 연례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돌이켜보니 LA폭동은 한인들에게만 국한된 비극이 아니라 전체 아시안들이 슬퍼해야만 했던 참화였다고 통감하고 앞으로 또다른 불행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체 아시안들이 유대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행사는 UCI 아시안 학생 연합회의 주최로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됐다. 행사의 주제는 ‘아시안-아메리칸의 위상, 사이구(4·29)를 기억하자. 오늘날 아시안들은 미국에서 어느 위치에 서있는가.’
올해로 17번째를 맞는 컨퍼런스의 주제가 ‘사이구’로 정해진 것은 올해가 폭동발생 10주년이 되는 해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시안들의 뇌리 속에 폭동에 대한 기억이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모임은 ‘사이구’ 발생 10주년을 맞아 폭동의 의미를 되새김질하려는 일련의 행사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미전국에서 한인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아시안 학생 40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돋보였다.
이날 기조연설자는 새크라멘토 유니언지에서 기자로 활약했던 이경원(73)씨. 그는 연설을 통해 "LA폭동과 같은 불행한 사태가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이제는 아시안들이 더 이상 비극의 희생자가 되지 말고 이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다른 아시안들은 LA폭동을 한인사회에만 국한된 문제로 여기고 이에 대한 원인을 캐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미국에서 성장한 아시안 학생들은 영어도 유창하고 미국 문화에도 익숙하며 다른 민족과 함께 어울려 자랐기 때문에 이들이 함께 연대한다면 LA폭동과 같은 비극을 미리 막을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임에 참석했던 조셉 김(UC샌디에고 사회학 전공)군은 폭동당시 10세였으며 사우스센트럴 LA에 위치한 한 스왑밋에서 장사를 하던 김군의 부모는 폭동 피해자였다.
김군은 "폭동발생 당시 부모가 총을 들고 스왑밋 지붕에서 폭도들을 지키는 모습이 텔리비전에 방영된 것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며 "적지 않은 한인들이 폭동이 일어난 것에 더 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폭동에 대해 잘못된 기억을 갖고 있는 어린 한인 학생들과 주류사회 학생들을 상대로 이를 바로 잡아주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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