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월스트릿저널의 대니얼 펄 기자 납치사건이 결국 펄 기자의 죽음이라는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펄 기자 납치사건의 주용의자로 떠오른 셰이크 아메드 오마르 사에에드(27)가 파키스탄 경찰에 처음에는 "펄이 살아있다"고 했다가 "내가 아는 한 죽었다"고 진술을 뒤집으면서 펄 기자의 생사는 안개속으로 빠져들었다가 이번에 그의 죽음을 담은 비디오테입이 입수되면서 그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으로 끝이 났다.
사에에드가 체포된 것이냐 자수한 것이냐를 놓고 미국 방문을 앞뒀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극적 효과를 노리고 정치게임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게했던 이 사건은 결국 진실을 알기 위해 생명까지 바친 기자정신의 예로서 또 사람목숨을 파리목숨처럼 여기는 과격파 회교도들의 만행의 예로서 석연치 않은 그림자만을 드리운 채 서방에도 회교권에도 지우기 힘든 부담으로 남게 됐다.
월스트릿저널의 남아시아 지국장이었던 펄 기자는 신발폭탄 테러범 리처드 리드에 대해 취재하기 위해 파키스탄을 방문, 지난달 23일 회교 과격단체 지도자와 인터뷰를 하러 가던 도중 카라치에서 납치됐었다. 납치범들은 미국 언론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쿠바의 관타나모 미해군기지에 억류된 파키스탄 포로 석방 등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그를 24시간 내에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는데 이메일을 1∼2차례 더 보낸 후 연락이 두절됐다.
파키스탄 신드주 내무국 대변인은 수사당국이 LA시간으로 21일 오전 10시 펄의 억류장면과 살해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입수했다고 밝히고 펄이 살해됐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고 중국에서 이를 전해들은 부시 미대통령은 "미국인을 위협하는 자들은 그들의 범죄가 미국의 결의를 강하게 할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테러전쟁에서 강력한 미국의 회교 우방국으로 떠오른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미국무부는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을 통해 첫 출산을 앞둔 펄의 부인 등 유족에 애도를 표하면서 "파키스탄은 펄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릿저널 사설을 통해 펄의 석방을 간절하게 호소했던 폴 스타이커 편집국장은 "펄의 죽음은 납치범들이 믿는다는 모든 것을 조롱거리로 만든 야만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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