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네켄은 사이살이라고도 하는 가시가 많은 백마식물이다. 우리말로는 어저귀 또는 용설란이라고도 하는데 식물과로는 수선화과에 속한다. 원산지는 멕시코이며 줄기는 짧고 살이 두꺼우며 잎은 초록색을 띠고 있고 꼭지 부분에는 날카로운 피침이 있다. 잎의 껍질을 벗겨내면 그 안엔 강하고 탄력 있는 쏘스킬이라는 섬유가 들어 있으며 그 섬유질로 선박용 로프와 그물침대 아마카 또는 가방, 혁대, 모자 외에도 각종 수공예품 등을 생산해낸다. 한국의 ‘삼’과 유사하다. 에네켄은 백년마다 한번씩 꽃이 핀다고 해서 백년초(century plant)라고 부르지만 20년생으로 5~6년 후면 수확을 할 수 있다. 일년에 두번 정도 수확을 할 수 있고 4~5년 정도 수확이 가능하다. 꽃대가 자라나 꽃이 피면 이 나무는 더 이상 수확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밑둥을 자르고 불을 놓는다. 이렇게 화전으로 만든 땅은 농노(페온)들에게 소작을 부쳐 옥수수, 콩, 호박, 고추 같은 식물을 재배하게 되며 남은 몫은 노예들에게 돌아간다. 에네켄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을 통해 해양시대의 로프 원료로 각광을 받았다. 마야와 잉카 및 아즈텍 사회에서도 에네켄 삼실로 우물의 두레박 밧줄을 꼬아 만들어 사용했다.
또한 열대지방의 간이 침대격인 ‘아마카’도 스페인 정복자가 유카탄에 들어오기 훨씬 이전부터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것의 원료도 에네켄 삼실이었다.
유카탄은 에네켄 지배로는 가장 적합한 토양과 기후조건을 갖추고 있다. 고온다습의 저지대로 화씨 100도를 훨씬 넘는 살인적인 기후인데다 특히 지층이 얇아 에네켄 지배로선 이상적 지역이었다. 처음에 멕시코로 온 한인들은 노예상태에서 에네켄을 따는 일(펭카)을 하면서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숱한 고충을 겪었으며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다고 채찍질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인들은 특유의 끈질긴 생명력과 기지를 발휘해 장갑을 만들어 손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했으며 노동현장에 금방 익숙해져 원주민보다 훨씬 많은 수확을 거두었다. 당시 원주민들은 장갑도 없이 헝겊 조각 같은 것으로 손을 감아 싼 상태로 작업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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